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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다자녀·독신자’ 일부 불이익 과장…“대표성에 문제있어”

등록 2015-01-22 20:00수정 2015-01-23 13:33

국회 직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회 직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연말정산 논란 따져보니
고액 연봉자를 중심으로 세금이 늘어난 탓에 여론을 들끓게 했던 연말정산 파동이 결국 초유의 ‘소급 적용’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촌극을 낳은 정부의 책임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세법개정으로 인한 일부 피해에 대한 침소봉대·왜곡, 특수 사례의 집중 부각에 따른 여론의 과잉 반응, 이를 부추긴 세금 관련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 정치권의 잘못도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연말정산을 통해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지 않는 다수의 근로소득자는 침묵한 반면, 손해를 입게 된 소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들의 여론이 ‘과다 대표’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 특히 세금 관련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들을 내세워 피해자 중심의 여론몰이를 주도하고 정치권이 이에 가세하면서 연말정산 파동이 확대 재생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소득재분배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의 세제개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보는 상위 15%의 불만이 과대하게 부풀려지고 정치권이 여기에 무책임하게 편승하면서 여론이 왜곡됐다”고 말했다.

자녀 인적공제와 독신자에 대한 이른바 ‘싱글세’ 논란이 소수 피해자 입장에서 과장·왜곡된 대표적인 경우다. 자녀 인적공제 제도는 출생 공제와 다자녀 추가 공제가 없어진 탓에 뭇매를 맞았지만, 실제 따져보면 손해 보는 사람보다 이익을 얻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또 이번 세법 개정에서 특별히 1인가구만을 겨냥해 세금 부담을 늘린 게 없기 때문에 ‘싱글세’ 논란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녀 인적공제로 이득 보는 사람 더 많다

우선 자녀 인적공제 제도를 따져보자. 지난해 연말정산에선 6살 이하 자녀 1명당 100만원(6살 이하 소득공제), 나이에 관계없이 자녀가 2명일 때 100만원, 3명부터는 2명 초과 1명당 200만원(다자녀 추가 소득공제), 출생이나 입양 때 자녀 1명당 200만원(출생·입양 소득공제)을 소득공제 받았다. 이번 연말정산에선 출생·입양 공제가 없어지는 등 3가지 소득공제가 모두 자녀 세액공제로 통합돼 자녀 2명까지는 1명당 15만원, 3명부터는 2명 초과 1명당 20만원을 세금에서 빼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녀를 출산했거나 6살 이하 다자녀 고소득 가구의 경우 세금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셋째 아이를 출산했고, 첫째와 둘째 아이가 모두 6살 이하이면서 과세표준(과표)이 1억5000만원이 넘는 사람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는 304만원의 세금을 감면받는데, 이번엔 5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비교적 드문 이 사례가 집중적으로 제시되면서, 자녀 인적공제 제도 변화에 따른 피해가 과도하게 부각됐다는 점이다. 같은 조건(출생+6살 이하 자녀 3명)에 과표가 1200만원 이하라면 오히려 세금이 2만원 줄어든다는 것과 총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에 자녀 1인당 최대 50만원을 지원하는 자녀장려세제가 도입됐다는 사실은 주목받지 못했다.

자녀 인적공제 손해 많다?
6살이하 다자녀 고소득가구만 해당
출생·다자녀 추가공제 폐지했지만
나이조건 없애 환급혜택 더 많아져
세액공제 일괄 확대땐 ‘이중혜택’

근로소득공제 축소 ‘독신자만 봉’?
세액공제 한도 16만원 늘려 ‘상쇄’
표준공제→표준세액공제로 전환
1200만원이하 저소득자 혜택 2배

더 중요한 사실은 ‘6살 이하’라는 조건이 없어지면서, 6살 이하의 자녀를 둔 가구보다 수가 훨씬 많은 7살 이상 20살 이하 자녀를 둔 가구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7살 이상 자녀 1명을 둔 근로소득자는 지난해엔 자녀 인적공제 대상이 아니어서 한푼의 세금 혜택도 못 받았지만, 이번엔 15만원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7살 이상 자녀가 2명이라면 지난해엔 100만원이 소득공제돼 과표에 따라 6만~38만원을 돌려받았는데, 올해엔 일률적으로 3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기 때문에 고소득자에 해당하는 과표 8800만원(세율 24%)까지의 근로자도 세금 혜택이 더 커진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지난 21일 발표한 대로 자녀 나이에 상관없이 세액공제를 일괄적으로 확대하게 되면, 안 그래도 세금을 더 돌려받는 7살 이상 자녀를 둔 가구에 ‘이중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 독신자만을 겨냥해 세금 부담 늘리지는 않았다

독신자가 올해 연말정산에서 피해를 본다는 ‘싱글세’ 논란도 과장·왜곡된 측면이 강하다. 이번 연말정산의 토대가 된 세법 개정에서 독신자만을 겨냥해 세금 부담을 늘린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근로소득공제 축소로 과표가 늘어나면서 독신자의 세금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근로소득공제는 모든 근로소득자에 대해 다 줄였다. 따라서 독신자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근로소득공제를 축소하는 대신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최대 66만원으로 16만원 확대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일부 상쇄된다.

표준공제가 표준세액공제로 바뀐 것도 특별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 독신자한테는 유리해진 부분이다. 올해 연말정산에선 건강보험료·고용보험료 등 특별소득공제와 의료비·교육비·보험료·기부금 등 특별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12만원을 표준세액공제로 돌려준다. 지난해까지는 100만원을 소득공제 형식으로 표준공제했기 때문에 과표 1200만원 이하의 저소득 독신자의 경우 6만원을 감면받았다. 표준공제 제도 변경으로 세금 혜택이 2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독신자는 의료비·교육비·보험료 특별공제나 자녀 인적공제를 적게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크다고 하는 주장도 나오는데, 이는 이번 세법개정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던 독신자 연말정산의 특징이어서 논란거리가 안 된다. 독신자가 무조건 특별공제를 적게 받는다고 하기도 어렵다. 독신자라도 교육비를 많이 쓰고 보험료와 의료비를 공제 조건에 맞게 지출했다면, 관련 비용을 적게 쓴 기혼자보다 세금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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