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인사를 나눈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우리 국민의 80%는 현 박근혜 정부가 ‘증세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9명에게 ‘현 정부가 증세를 하고 있다고 보느냐, 증세를 하고 있지 않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타났다.
‘증세를 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은 9%에 불과해 ‘증세없는 복지’를 주창하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판단이 어떠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증세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30대(92%), 화이트칼라(90%)에서 더 높았다.
또 ‘증세없이 복지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5%가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고, ‘가능하다’는 의견은 27%에 그쳐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원칙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허물어졌음을 보여줬다.
또 증세와 복지에 대해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41%)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면 현행 (복지수준) 유지하는 게 낫다’(48%)는 응답이 약간 높았다. 그러나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는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47%, 45%(‘증세않고 복지 유지’ 47%, 41%)로 높았고, 50대와 60대는 각각 33%, 37%(‘증세않고 복지 유지’ 58%, 48%)에 그쳐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연말정산 대상자들 중에서는 올해 연말정산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68%, 유리하다는 의견이 5%에 그쳤다. 특히 정부는 연소득 5500만원 미만자의 평균 세부담은 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이번 조사에선 애초 세부담 증가 기준이었던 연소득 3450만~5500만원 구간의 응답자 가운데 73%가 ‘불리하다’고 응답해 정부 발표와는 큰 온도차를 보였다. 이 계층에서 이번 연말정산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심지어 정부 발표로 보면, 세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연소득 3450만원 이하 계층에서도 이번 연말정산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응답이 58%, 유리하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RDD)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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