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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친족 경영’도 모자라…‘임원 연봉 공개’도 재벌 행태 닮아가나

등록 2015-02-12 16:07수정 2015-02-12 17:46

김택진(왼쪽)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정주(오른쪽) 엔엑스씨(NXC·넥슨재팬지주회사) 회장
김택진(왼쪽)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정주(오른쪽) 엔엑스씨(NXC·넥슨재팬지주회사) 회장
[현장에서]

엔씨소프트 경영권을 놓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김정주 엔엑스씨(NXC·엔씨소프트 최대주주인 넥슨재팬의 지주회사) 회장 쪽이 지난 6일 주주제안을 통해 요구한 8가지 요구사항에 ‘김택진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으로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가 포함돼 파문이 일었다. 오너들 쪽에서 보면 ‘역린’을 건드린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엔씨소프트가 김 회장 쪽의 주주제안에 대한 답변을 보냈다. 당연히 김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꼽힌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전무의 보수 내역과 산정기준을 공개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윤 사장은 김 대표의 부인이고, 김 전무는 동생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김 회장 쪽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윤 사장과 김 전무의 보수와 산정기준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해서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 저 쪽에 물어보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도대체 얼마나 받고, 어떻게 산정하길래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느냐?’는 수근거림이 나온다. 특히 김 회장 쪽의 바뀐 태도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김 회장 쪽은 김 대표 특수관계인의 보수와 산정기준 공개를 요구한 사실을 언론에 드러내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부인 유정현씨도 회사 감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도찐 개찐’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겨레>가 엔씨소프트와 엔엑스씨에 윤 사장, 김 전무, 유 감사의 보수가 얼마나 되는냐고 물었다. 엔씨소프트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는 공개할 의무가 없다. 다만, 사외이사 3인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임원들의 보수를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엑스씨는 “알지 못한다. 비상장 회사는 이사 보수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너 특수관계인 임원 보수 공개는 ‘투명경영’의 주요 잣대로 꼽힐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너 가족들이 회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뒤, 하는 일에 견줘 월등히 높은 보수를 챙기고, 회삿돈으로 비싼 외제차를 굴리는 등 사치생활을 하는 게 다반사라는 사실이 드러난 탓이다. 이에 법을 바꿔 5억원이 넘는 상장회사 등기임원들의 보수를 공개하라고 하자, 오너 가족들이 보수 공개를 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에서 슬그머니 물러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비등기 임원과 비상장 회사로 보수 공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른 바 ‘친족경영’ 문제는 재벌 뿐만 아니라 인터넷·게임 업계에도 뿌리깊다.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포장을 하고 있고, 창조경제 구호 뒤에 숨어 주목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벤처·중소기업 오너들의 ‘윤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드러나 망신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정리하고 자제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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