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상장·등록기업 등기임원 작년 연봉 분석]
정몽구 현대차 회장 215억 김승연 한화 회장 179억
조양호 한진 회장 66억, 최신원 SKC 회장 47억 등
정몽구 현대차 회장 215억 김승연 한화 회장 179억
조양호 한진 회장 66억, 최신원 SKC 회장 47억 등
지난해 30대 그룹의 총수 일가 가운데 등기임원의 보수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215억7000만원으로 대기업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면 2013년 301억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던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은 지난해 2월 실형 4년을 선고받아 등기이사직을 사퇴해 지난해 보수는 ‘0원’이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57억2000만원, 현대모비스 42억900만원, 현대제철 115억6000만원을 받았다. 현대제철의 보수 115억여원 가운데 108억2000만원은 퇴직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3월에 사임하면서 퇴직금 받았는데, 등기임원 재직기간이 9년9개월로 다른 그룹의 총수가 퇴직할 때와 비교하면 많은 액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뒤를 이어 김승연 한화 회장이 178억9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갤러리아백화점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143억8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김 회장은 작년 2월 이들 기업의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또 한화와 한화케미칼로부터 장기성과상여금 명목으로 모두 35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나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뒤 현재는 명목상 회장 직위만 유지하고 있다. 2013년 10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사람이 5명이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 둘뿐이었다.
한진 조양호 회장은 60억9900만원으로 보수 순위 3위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한진칼 등 4곳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이어 씨제이(CJ) 손경식 회장이 전년(29억9000만원)보다 26억여원이 오른 56억200만원을 받았다. 에스케이씨(SKC) 최신원 회장이 47억원으로 에스케이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홀로 상위 보수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에는 최태원 회장(301억원), 에스케이건설 최창원 부회장(96억4700만원)도 있었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은 45억400만원으로 전년보다 700만원 줄었지만 여전히 재벌 3·4세 가운데 가장 높은 보수를 기록했다.
엘지그룹에서는 지주회사에서만 보수를 받는 구본무 회장이 44억2300만원으로 유일했다. 롯데그룹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보다 자녀들의 보수총액이 많았다. 신동빈 회장은 총 43억5000만원을, 신영자 이사장은 35억6700만원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31억7500만원)보다 많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에서 15억5000만원을 받아 아버지(23억원)보다 적었지만, 롯데제과(11억7500만원), 롯데케미칼(16억2500만원) 등에서는 많은 보수를 받았다. 신영자 이사장은 호텔롯데에서만 보수 30억6700만원을 받아,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4400만원의)보다 69.7배에 달했다.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효성 조석래 회장은 40억6300만원으로 지난해(39억500만원)보다 올랐다. 지난해 초 재판을 받으면서 출근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보수가 오른 셈이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8800만원이 줄어든 36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현대 현정은 회장은 현대증권에 새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16억7000만원에서 28억2400만원으로 보수가 크게 늘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은 27억여원으로 금호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보수가 5억원을 넘었다.
삼성 총수 일가 가운데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26억1500만원의 보수를 공개했다. 뒤를 이어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24억9100만원), 두산 박용만 회장(23억3200만원), 지에스 허창수 회장(22억1300만원),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21억5200만원), 한라 정몽원 회장(21억2600만원)등의 순이었다.
상위 20위 가운데 보수가 줄어든 경우는 에스케이씨 최신원 회장 등 11명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2013년 보수와 비교하면 총수 일가의 연봉이 줄어든 편”이라며 “경영 실적에 따라 줄어든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실적이 나빠졌음에도 고액 연봉을 받느냐는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은 2013년 47억54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과는 달리 지난해 보수를 받지 않았다. 씨제이 쪽은 “건강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해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박현정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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