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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최태원 SK 회장, ‘취업 제한’ 나몰라라

등록 2015-04-06 01:15수정 2015-04-06 07:59

형 확정 뒤 등기이사직 물러났지만…미등기 임원 유지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회삿돈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중인 최태원(55) 에스케이(SK) 회장은 형이 확정된 지난해 2월27일 이후 13개월 동안 지주회사 에스케이에 현직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형 확정 뒤 등기임원(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지만 미등기임원(회장)은 맡고 있다. 계열사 에스케이하이닉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도 임원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이는 유죄판결을 받은 뒤 등기임원은 물론이고 미등기임원 자리도 맡지 않고 있는 김승연(63) 한화 회장과 다른 점이다. 계열사 돈 450억원을 횡령한 점이 법원에서 인정돼 징역형이 집행중인 그는 어떻게 회사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에 그대로 있는 걸까?

5년간 범죄 관련 기업 취업 금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무시
회사 경영 영향 미치는 자리 유지
“무보수 비상근이라 해당 안돼”
SK쪽 해명 설득력 떨어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최 회장처럼 이 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징역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사면된 날로부터 5년 뒤까지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횡령, 배임, 사기 등 경제범죄 중에서도 특히 가중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범행 관련 회사와 다시 관계를 맺는 데 일정한 유예기간을 두게 한 것이다. 취업 제한 대상자나 그를 대표자나 임원으로 하는 회사는 5년간 관허업에서도 허가, 인가 등을 받을 수 없게 제약이 뒤따른다.

‘유죄판결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공범이나 공범의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배우자가 5% 이상 출자한 회사는 안 된다. 공범이 그 범행 당시 임원 또는 과장급 이상 직원으로 있었거나 현재 있는 회사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이러한 회사가 출자한 기업체 역시 취업할 수 없다.

최 회장에게는 동생 최재원(52) 에스케이 수석 부회장과 장진원(56) 에스케이 임원 등 함께 처벌받은 공범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범행 당시나 현재나 에스케이 임원으로 재직중이어서 최 회장이 에스케이에 재직하는 데 제약 조건이 된다. 두 사람에게도 서로 마찬가지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에스케이가 출자(33.4%)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최 부회장이 범행 당시 재직했던 에스케이텔레콤이 출자(20.07%)한 회사라 취업이 제한되는 회사다.

그런데 에스케이는 세 사람 모두 취업 제한 대상 회사에 임원으로 재직하게 하고 있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취업 제한의 의미는 취업으로 사후적으로 경제적 이익 등을 얻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무보수 비상근인 최 회장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승연 한화 회장은 취업 제한 대상인지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계열사의 미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보수를 받지 않아 취업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에스케이의 설명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이 법은 제정 취지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범법자들의 경제활동을 제한함으로써 경제질서의 확립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최 회장이 보수를 받지 않는 미등기임원이라지만 여전히 회사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법과 시행령을 보면 “법무부 장관은 재판 결과를 항상 파악해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지체없이 취업제한 사실과 그 범위를 통지해야” 하고 “위반한 사람이 있을 때는 그의 해임을 요구해야” 한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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