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
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킹스맨의 장기 흥행으로 캐주얼 정장에 밀렸던 기본 정장과 구두가 다시 빛을 보고 있다.
10일 온라인 쇼핑몰인 AK몰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 1일∼4월 8일) 동안 남성 기본 정장(드레스 정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이 기간 캐주얼 정장 매출이 15%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신장폭이 두 배에 달한다.
특히 킹스맨 주인공이 입어 화제가 된 더블 수트(단추가 4개인 정장)의 매출은 같은 기간 37% 급증했다.
AK몰은 이달 30일까지 기획전을 열고 더블 수트와 기본 정장, 가죽 서류가방 등을 할인 판매해 '정장 붐' 잇기에 나선다.
킹스맨에서 수차례 언급되는 패션 아이템이자 이야기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 역시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로그는 남성 구두 앞 코 부분에 구멍을 뚫거나 박음질을 해 만든 장식, 또는 이런 장식이 들어간 구두를 일컫는데 '풀 브로그'나 '세미 브로그'는 캐주얼한 느낌을, 브로그 없는 구두는 기본 정장에 어울리는 깔끔한 느낌을 준다.
금강제화 남성화 브랜드 '리갈'의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화'는 올해 1월에 약 900켤레가 판매돼 남성 구두 판매순위에서 10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킹스맨이 개봉한 2월에는 판매량이 1천300켤레로 뛰어올랐고 3월에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1천900켤레가 팔려나가며 1위를 차지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매장에서 영화에 나온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를 직접 언급하며 이런 스타일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손님이 많다"며 "해당 상품은 인기 사이즈의 경우 수량이 부족해 주문을 받아 판매할 정도"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기능을 가진 소품으로 등장하는 '장우산'도 인기가 높다.
올해 1분기 롯데마트의 2단 우산과 3단 우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와 18%씩 급감했지만 장우산 매출은 반대로 18%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체의 복장 규제가 자유로워지면서 캐주얼 정장 매출이 강세였지만 킹스맨 덕에 클래식한 정장과 구두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장우산과 만년필·뿔테 안경 등도 덩달아 '킹스맨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금강제화 리갈이 판매중인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 금강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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