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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모텔을 ‘싸고 쾌적한 여행지 숙소로’…모텔 청소부에서 숙박포털 벤처 일궈

등록 2015-04-15 20:14수정 2015-04-15 21:27

이수진 야놀자 사장이 지난 3월2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리스타트’ 선포식에서 건배사로 “모텔을 양지로!”를 외치고 있다. 야놀자 제공
이수진 야놀자 사장이 지난 3월2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리스타트’ 선포식에서 건배사로 “모텔을 양지로!”를 외치고 있다. 야놀자 제공
[경제와 사람] 이수진 ‘야놀자’ 사장
“모텔에 대한 인식만 바꿔도 여행이 새로워져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사무실에서 만난 이수진(37) 야놀자 사장은 대뜸 “모텔을 이용하면 가족 단위 여행이나 친구끼리 놀이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호텔이나 펜션을 이용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여행 역시 숙박지 중심일 수밖에 없잖아요. 모텔은 지역의 맛집이나 축제 중심의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줘요. 여행비도 크게 절약할 수 있고요.”

이 사장은 “모텔은 국내 여행 활성화,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환경 파괴 최소화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국의 모텔은 3만1000여개에 이르고, 모텔 객실 수만도 100만개를 넘는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 증가로 도심의 호텔이 부족해지면서 호텔 신축 허가 남발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모텔의 시설과 운영을 현대화하고 인식을 바꾸는 것으로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단다.

그는 사업으로 이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2005년 3월 야놀자를 설립해, 모텔 가맹점 사업과 함께 정보기술(IT)로 ‘불륜’과 ‘성매매’의 온상처럼 여겨지던 모텔을 ‘도심의 싸고 쾌적한 중소형 호텔’로 변신시키고 있다. 가맹점은 ‘에이치(H) 에비뉴’(비즈니스호텔), ‘호텔 앤’(여성 선호 인테리어) , ‘모텔 얌’(1~2인 숙박) , ‘호텔 야자’(파티와 3인 이상 가족 단위 숙박) 등의 브랜드로 59곳이 운영되고 있다. 기존 여관이나 모텔이 가맹점 신청을 하면, 위치와 규모에 따라 적당한 브랜드를 정한 뒤 기준에 맞춰 리뉴얼한다. 이 사장은 “제휴 모텔까지 합치면 3600곳에 이른다. 가맹점과 제휴점 쪽으로 손님들이 몰리면서 근처의 다른 모텔들도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전국의 모텔, 여행지, 맛집, 데이트 코스 등을 알려주는 사업도 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인터넷 누리집이나 ‘야놀자 당일 예약’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국의 모텔과 놀이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즉석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게 한다. 이 사장은 “인터넷 회원은 240만, 앱 누적 내려받기 340만,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5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이용 후기와 평가가 모텔들을 변신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캐드(CAD·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기술을 인정받아, 군 복무도 방위산업체에서 병역특례 근무로 대신했다. 하지만 병역특례 기간이 끝나자마자 그만두고 모텔 청소부로 직업을 바꿨다. “종자돈이 필요했어요. 지인이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면 짧은 시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옮겼는데, 숙식도 해결되고 365일 근무라 돈 쓸 시간이 없어 금방 모이더라고요.”

그는 모텔에서 지배인 일까지 하다가 온라인으로 함께 활동해온 ‘모텔 종사자 커뮤니티’ 회원들의 제안을 받아 야놀자를 창업했다. ‘모텔가이드’와 ‘호텔365’ 같은 선발업체가 있었지만 3~4년 뒤 모두 추월해 선두로 나섰고, 최근 둘을 모두 인수해 모텔 안내·광고·예약 플랫폼 시장을 석권했다. 지난해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2018년 상장 계획도 갖고 있다. 직원 수가 150명에 이르는 야놀자는 지난해 잡플래닛과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중소기업부문 일하기 좋은 회사에 뽑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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