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 5개월째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를 끌어내려온 유가 하락 효과가 줄어들면서 상승폭을 키워갈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견줘 0.4% 올랐다. 전달인 3월 물가상승률과 같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2.0%였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9~12월에 연속으로 1%대였다가, 올해 들어 계속 2%대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달과 동일하게 2.3%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달 연속 0%대에 머문데다, 올해 들어 담뱃값 인상분(기여도 0.58%포인트)을 빼면 석달 연속 물가가 떨어지고 있는 탓에 일부에선 디플레이션(경기침체를 동반하는 물가하락) 우려도 내놓는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하락 우려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의 물가를 끌어내리는 힘이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물가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은 값싼 유가로, 지난달 석유류 제품의 물가 기여도는 -1.4%포인트에 이른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천연가스 도매가격을 내리는 등 당분간 낮은 물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 급락 기저효과가 소멸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