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은행 주택담보대출 10조 증가

2013년 한해 증가 금액과 맞먹어
저금리 속 매매 늘어난 영향인듯

저금리와 주택거래량 증가로 인해 올해 1분기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로, 2012년과 2013년 연간 증가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 자료를 보면, 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잔액은 1278조3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6000억원(0.4%) 늘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526조1000억원으로 한 달새 4조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증가액(1조원)보다 4배나 많은 것으로, 3월 증가폭으로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3월 말 현재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3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에 견줘 4조3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규모는 1월 1조6000억원, 2월 4조원에 이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조80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들어 석 달 동안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012년과 2013년 연간 증가액(각각 11조 3000억원, 11조 9000억원)과 맞먹는 셈이다.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배경으로 저금리와 주택거래량 증가를 들었다. 급등하는 전세값을 견디다 못한 세입자들이 싼 금리에 빚을 내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만3100건으로 2월(8600건)과 3월(6800건)에 견줘 크게 증가했다.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4월 들어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더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 해도 4월 한달 동안 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