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담배를 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궁금증 ‘톡’
올해부터 한 갑당 2000원씩 담뱃세가 올라, 이로 인한 세수 증가 효과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4월까지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100억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세수 증가폭은 매달 커져, 4월에는 1년 전보다 3500억원 더 걷혔다고 한다.
담배 세수 계산은 ‘담배반출량’을 기준으로 한다. 반출량은 담배 제조업체가 담배에 붙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납부를 위해 복지부에 신고하는 수량이다. 반출량은 공장이나 창고에서 얼마나 나갔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양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반출량과 실제 소비량이 거의 같아지지만, 단기적으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담배반출량은 지난 1월 1억5900만갑, 2월 1억6000만갑, 3월 2억만갑, 4월 2억7000만갑으로 계속 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1~3월 반출량은 60%대로 줄었는데, 4월 들어 70% 중반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등 판매점이 지난해 하반기 ‘사재기’한 담배 물량이 소진되고, 금연에 실패한 이들이 담배 구매에 나서면서 반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담뱃세 인상 내용이 담긴 정부 금연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9월에는 반출량이 급증했던 전례가 있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세금을 얼마나 더 걷을 수 있을까? 정부는 담뱃세를 2000원 올리면 담배 판매량이 34% 줄지만 세수는 연간 2조8547억원(국세+지방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 달에 약 2400억원 꼴이다.
1~3월은 담배 사재기와 담뱃세 인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세수 증가분이 월평균 24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4월 수준의 반출량이 앞으로 꾸준히 유지되면, 정부는 올해에만 3조4100억원의 담뱃세를 지난해보다 걷을 수 있다. 담뱃세 총 수입은 지난해 6조7427억원에서 올해는 10조원을 넘어가게 된다.
올 4월 수준의 담배 반출이 꾸준히 이어지면 내년 세수증가는 지난해에 견줘 4조2000억원 더 많아지게 된다. 담배 판매량이 앞으로 더 늘어나면, 세수 증가분은 이보다 커질 수도 있다. 애초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추계와 달리 담배 판매량이 20% 줄지만 세수 효과는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연효과도 살펴야 하고, 곧 담뱃갑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이 통과되는 등 변수가 있어 세수효과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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