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1분기 실적 희비 엇갈려
삼성, 마케팅 비용 축소·갤S6 출시…
5조9794억 영업익 ‘어닝 서프라이즈’
주요 계열사는 시장 예상치 밑돌아
엘지, 신흥시장 부진 ‘전자’ 실적 주춤
디스플레이·화학은 기대 뛰어넘어
삼성, 마케팅 비용 축소·갤S6 출시…
5조9794억 영업익 ‘어닝 서프라이즈’
주요 계열사는 시장 예상치 밑돌아
엘지, 신흥시장 부진 ‘전자’ 실적 주춤
디스플레이·화학은 기대 뛰어넘어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1분기 실적발표에서 그룹 내 다른 위상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은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다른 주요 계열사들이 이에 못 미쳤으며, 엘지는 엘지화학·엘지디스플레이 등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은 것과 달리 대표 기업인 엘지전자가 그렇지 못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조979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증권사 예상치(5조4412억원)보다 거의 10%가량 높은 실적을 냈다. 시장 예상치는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전망한 실적의 평균을 낸 것으로, 통상 이 수치를 10% 넘게 웃돌거나 밑돌 때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 같은 표현을 쓴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증권사 예상치(541억원)보다 12.47% 많은 6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마케팅 비용을 줄인데다 새 프리미엄폰 ‘갤럭시S6’를 출시한 덕을 크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스디아이(-77.09%)는 시장 예상치(299억원)에 크게 못 미쳤으나, 갤럭시S6 배터리가 탈착형에서 일체형으로 바뀌면서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등 투자비용이 컸던 배경이 있었다.
전자 계열사와 달리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시상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제일모직(-85.91%), 삼성중공업(-74.78%), 삼성물산(-66.83%), 삼성엔지니어링(-18.70%), 에스원(-16.74%) 등이 대표적이다. 제일모직은 패션분야 실적이 나빴고,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은 조선과 건설업 불황의 영향을 받았다.
엘지그룹은 엘지디스플레이가 시장 예상치(5544억)보다 34.16% 높은 7439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 같은 휴대전화 패널과 대형 텔레비전의 패널 가격이 높게 유지돼 실적이 좋았다”고 짚었다. 엘지화학(11.52%)과 엘지생활건강(11.01%)도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과 화장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우수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하지만 그룹의 대표 기업인 엘지전자는 러시아 등 신흥시장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텔레비전 등의 판매가 부진해 시장 예상치(3037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30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0.04%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나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로화 약세·엔저 효과 등으로 실적이 지난해 1분기에 못 미쳤다. 기아차는 그나마 시장 예상치를 살짝 웃돌았고 현대차는 기대를 밑돌았다. 기아차는 예상치(4907억원)를 4.26% 웃도는 51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현대차는 시장 예상치(1조6617억원)보다 4.43% 낮은 1조5880억원의 실적에 그쳤다.
노근창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실적은 대체로 환율·비용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삼성전자는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이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고, 엘지전자는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적이 악화했다”며 “두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차이가 실적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조선 분야는 저가 수주와 불경기로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고, 화학·디스플레이는 원가 감소나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이 기대보다 좋게 나왔다”고 짚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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