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영광정공 대표가 직접 만든 천연가죽 소재의 G4 뒷면 덮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경제와 사람] G4 가죽커버 영광정공 최성규 대표
3개월안에 커버 납품 진땀
새 기술·장비 특허출원 성과 영광정공은 엘지전자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엘지전자가 G4에 천연가죽 소재 커버를 쓰기로 최종 결정된 건 지난해 12월이다. 시간이 딱 3개월밖에 없었다. “처음에 시제품 300개를 수작업으로 만드느라 직원들 손이 다 부르텄어요. 품질은 엉터리고.” 최 대표는 작업복 주머니에서 당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죽 커버를 꺼내 내밀었다. 커버 테두리 부분의 가죽 접착 부분이 엉성하고 거친 게 허접하기 그지없다. 최 대표는 개발팀 직원들과 함께 회사에서 숙식을 하며, 테두리 부분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접착 부위가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서둘렀고, 끝내 해결책을 찾았다. 합성수지 재질의 스마트폰 커버에 천연가죽이 잘 접착되도록 가열과 동시에 압력을 가하는 ‘에이치-지그(H-JIG)’란 장비와, 가죽으로 커버를 감싸 접착시킬 때 테두리 부분에서 안쪽으로 감아지는 부분을 0.75㎜만 남기고 절단하는 ‘사이드 커팅’ 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시행착오 끝에 0.75㎜란 수치를 찾아내고, 생산 장비까지 직접 만들었다. 두가지 기술과 장비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엘지전자 ‘뮤직폰’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휴대전화 덮개와 케이스를 만들면서 천연가죽을 덧붙인 제품 개발에 도전해봤고, 축적된 금형 기술로 오차 범위가 0.05㎜ 이하 수준의 제작 기술까지 확보한 게 기반이 됐다. 15년째 엘지전자 한 곳과 거래하며 신뢰를 쌓아온 것도 큰 힘이 됐다. “스마트폰은 덮개 모양만 봐도 어떤 모양을 개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완제품 출시 전까지는 부품 모양까지 보안을 지키는 게 상도의라 판단해 다른 업체 것은 취급하지 않아왔다.” G4의 가죽 커버는 색깔과 무늬에 따라 6가지다. 엘지전자는 G4 가죽 커버를 낱개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최 대표의 입꼬리가, 즐거운 듯 더욱 올라갔다. 부천/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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