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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시제품 땐 직원들 손 부르텄는데 천연가죽 손맛 알아주니 좋네요”

등록 2015-05-13 20:06수정 2015-05-13 21:13

최성규 영광정공 대표가 직접 만든 천연가죽 소재의 G4 뒷면 덮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최성규 영광정공 대표가 직접 만든 천연가죽 소재의 G4 뒷면 덮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경제와 사람] G4 가죽커버 영광정공 최성규 대표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에 위치한 영광정공. 지난달 29일 출시된 엘지(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지포(G4)’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는 천연가죽 소재 커버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다. 꽤 너른 공장 앞마당이 자재를 들이고 완제품을 실어내는 작업으로 분주하다.

“오늘이 회사 창립 16주년 기념일인데, 바빠서 기념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네요.” 최성규(57) 대표가 터지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맞는다. “애초에는 G4 사용자 중 10% 정도만이 가죽 커버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막상 출시하고 보니 60% 이상이 가죽 커버를 고르고 있다네요. 천연가죽이라 촉감이 좋고, 쓸수록 정감이 간다는 걸 소비자들이 아는가봐요. 허허허.”

최 대표는 G4의 천연가죽 소재 커버로 ‘대박’의 기회를 잡았다. 소가죽은 미국 텍사스산으로, 스마트폰 커버로 만들어지려면 30여가지 공정을 거쳐야 하고 3개월 이상 걸린다. 최 대표는 “일부 공정은 완전히 수작업으로 한다. 모든 공정에서 불량이 없어야 비로소 엘지전자 휴대전화가 만들어지는 평택공장으로 보낼 수 있다. 흠결이 없는 부분만 사용해야 해, 소 한마리당 60개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15년째 엘지전자와 일하며 신뢰
3개월안에 커버 납품 진땀
새 기술·장비 특허출원 성과

영광정공은 엘지전자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엘지전자가 G4에 천연가죽 소재 커버를 쓰기로 최종 결정된 건 지난해 12월이다. 시간이 딱 3개월밖에 없었다. “처음에 시제품 300개를 수작업으로 만드느라 직원들 손이 다 부르텄어요. 품질은 엉터리고.” 최 대표는 작업복 주머니에서 당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죽 커버를 꺼내 내밀었다. 커버 테두리 부분의 가죽 접착 부분이 엉성하고 거친 게 허접하기 그지없다.

최 대표는 개발팀 직원들과 함께 회사에서 숙식을 하며, 테두리 부분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접착 부위가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서둘렀고, 끝내 해결책을 찾았다. 합성수지 재질의 스마트폰 커버에 천연가죽이 잘 접착되도록 가열과 동시에 압력을 가하는 ‘에이치-지그(H-JIG)’란 장비와, 가죽으로 커버를 감싸 접착시킬 때 테두리 부분에서 안쪽으로 감아지는 부분을 0.75㎜만 남기고 절단하는 ‘사이드 커팅’ 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시행착오 끝에 0.75㎜란 수치를 찾아내고, 생산 장비까지 직접 만들었다. 두가지 기술과 장비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엘지전자 ‘뮤직폰’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휴대전화 덮개와 케이스를 만들면서 천연가죽을 덧붙인 제품 개발에 도전해봤고, 축적된 금형 기술로 오차 범위가 0.05㎜ 이하 수준의 제작 기술까지 확보한 게 기반이 됐다. 15년째 엘지전자 한 곳과 거래하며 신뢰를 쌓아온 것도 큰 힘이 됐다. “스마트폰은 덮개 모양만 봐도 어떤 모양을 개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완제품 출시 전까지는 부품 모양까지 보안을 지키는 게 상도의라 판단해 다른 업체 것은 취급하지 않아왔다.” G4의 가죽 커버는 색깔과 무늬에 따라 6가지다. 엘지전자는 G4 가죽 커버를 낱개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최 대표의 입꼬리가, 즐거운 듯 더욱 올라갔다.

부천/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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