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한겨레 자료 사진
1년째 입원 치료중인 이건희 회장 후임
재계 “경영권 승계 공식화 상징적 조처”
재계 “경영권 승계 공식화 상징적 조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맡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재계에서는 “실질적인 승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5월30일로 임기가 끝나는 이건희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 부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삼성그룹이 15일 발표했다. 삼성문화재단도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삼성문화재단 이건희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2016년 8월27일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1982년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재단으로 설립돼 199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삼성서울병원 운영과 함께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보육사업, 삼성노블카운티 운영 등을 맡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지난 1965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세워 삼성미술관 리움, 플라토, 호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4.7%, 삼성화재 3.1%, 제일모직 0.8%, 삼성에스디아이(SDI) 0.6%, 삼성증권 0.3%, 삼성물산 0.1%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한 임원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어 재단 이사장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재단의 설립 취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직을 넘겨받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취임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단을 삼성그룹 경영권 행사에 활용할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과 제일모직이 삼성생명 지분 40%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확보나 행사를 위해 재단 지분 6.9%를 활용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라며 “향후 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 없고, 상속 관련 세금을 절세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 개인 주식을 재단에 추가 출연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상속 관련 세금은 법이 정하는 대로 투명하고 당당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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