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 “5년간 성장률 2% 중반”
일본처럼 고령화·근로시간 단축 탓
“부동산등 단기 부양 유혹 극복해야”
산업연도 비슷한 분석 보고서 내
일본처럼 고령화·근로시간 단축 탓
“부동산등 단기 부양 유혹 극복해야”
산업연도 비슷한 분석 보고서 내
경제연구기관에서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앞으로 5년간 잠재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부동산 부양 등 단기 처방으로 성장세를 되찾으려는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지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19일 ‘우리나라 장기침체 리스크 커지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자본투입 둔화 추세와 낮은 생산성의 성장기여도가 유지된다면 “향후 5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위축되고 2020년대에는 1%대 중반으로 낮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용률이 지난 10년의 평균 증가 속도로 높아지되 65살 이상의 고용률은 33%에서 상승이 멈추는 것으로 가정하고, 근로시간은 2000년대 평균 속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볼 때의 추이다. 자본스톡 증가세는 2000년대의 둔화 속도가 이어지고, 생산성은 2014년의 생산성 증가 속도가 이어지는 것을 가정해 한국은행 통계를 기반으로 계산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조만간 우리나라도 장기침체라고 표현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등 장기침체에 빠진 다른 나라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황을 가늠해봤는데, 유엔 국민계정을 통해 211개국의 사례를 살펴보니 절반 이상인 126개 국가가 장기침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는 1인당 소득 수준이 중위권인 곳이 많았으며, 수출과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은 수출경쟁력의 급격한 저하로 충격이 컸고, 고령화와 노동시간 축소가 잠재 성장력 저하의 요인이 됐다. 일본 정부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지출 확대로 국가부채를 급증시키는 등 정책적 대응에 미흡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책과 관련해 “경제의 장기적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는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지만 단기적 효과는 큰 재정지출 확대나 부동산 시장 부양의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고, 고령화에 대한 적극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인구와 경제 구조 변화 추이가 유사하다며 일본과 같은 장기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에 내놓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수출 둔화, 구조적 현상인가’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이 1.0%로 급락해 1970년 이래 최저치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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