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부진 속 영업이익 늘어
외국 경쟁업체들보다 실적 괜찮아
외국 경쟁업체들보다 실적 괜찮아
국내 주요 해운업체들이 업계 비수기인데도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21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분기 실적 및 최근 해운업황 설명회를 열어, 연결매출액은 2조1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522억원의 3배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상선과 에스케이해운도 영업이익이 크게 좋아졌다. 현대상선의 경우 올 1분기 연결매출액 1조5702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2010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달성한 흑자다. 에스케이해운도 1분기 매출 5215억원, 영업이익 575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2.1%나 늘었다.
국내 주요 해운업체들의 실적은 외국 업체들과 비교해서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 자료를 보면, 한진해운은 1분기 컨테이너 부문에서 8.3%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11.7%)에 이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다. 주요 경쟁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7.3%)와 타이완 에버그린(5.0%), 중국 시에스시엘(4.0%)도 눌렀다. 현대상선도 1분기 컨테이너 부문 영업이익률이 1.6%로 경쟁사인 일본의 케이라인(1.4%), 타이완의 양밍(1.1%), 싱가포르의 에이피엘(0.8%)보다 앞섰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저유가에 업체들의 원가 절감·노선 조정 등 선제대응이 더해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업체별로 자구노력의 강도에 따라 영업이익의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운업황이 2분기에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4월 해운업실사지수(BSI)를 66(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긍정적,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지속되는 물동량 부족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경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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