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현황 (2005년 6월말 현재)
당시 정부 ’회생’에 비관적…론스타위해 규정 바꿔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를 돌아볼 때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외환은행의 부실 정도에 대한 평가다.
당시 정부는 카드채,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갖가지 악재에 얽혀 있는 외환은행의 미래를 극히 비관적으로 봤기에 1조원 이상의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생할 수 없다고 봤다. 정부는 코메르츠방크,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기존 대주주들의 증자를 기대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정부는 이어 국내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나서는 곳이 없었다. 그 와중에 갑자기 론스타가 관심을 표명했다. 그런데 “외국인이 국내 금융기관의 주식을 10% 이상 확보하려면 금융회사여야 한다”는 은행법 시행령이 문제가 됐다. 그러자 금감위는 그해 9월3일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규정을 외환은행에 적용해 외환은행을 부실기관으로 낙인찍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론스타를 위해 정부 규정을 사실상 뜯어고친 것이다. 주당 평균 매각가격은 4250원이었다. 외환은행 주가는 5일 현재 1만1850원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직후, 하이닉스가 엄청난 순이익을 올리면서 하이닉스에 출자전환을 한 외환은행의 가치가 덩달아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눈앞의 업황 전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 한은, 관련 연구소 등의 자업자득이다.
한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외환은행의 2003년 6월말 비아이에스 비율이 9.6%였는데, 그해 9월 금감원이 ‘외자유치에 실패할 경우, 2003년말 중립적 시나리오 9.3%, 비관적 시나리오 6.2%’라는 경영전망을 내놓아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도록 만들었다”며 “당시 매각에 의혹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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