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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스마트폰 케이스 메탈로 바꿨을 뿐인데…중소 협력업체들 ‘휘청’

등록 2015-05-25 20:08수정 2015-05-26 08:19

갤럭시S6·엣지 외관 바꾸자
협력사에서 밀려나며 매출 반토막
영업이익 적자로…감원 이어져
“삼성전자에만 납품해달라 요구
다른 납품처 발굴 못해 경영난”
삼성전자는 “그런 적 없어” 부인
갤럭시 S6
갤럭시 S6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엣지의 외관을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꾸자 기존 플라스틱 관련 납품업체 상당수가 협력사 대열에서 밀려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중소기업들은 삼성전자의 기술 변화는 어쩔 수 없지만, 협력업체로 납품 독점을 사실상 강요당하던 사정이 있어 새 매출처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쓰일 플라스틱 케이스의 틀을 납품하던 경기도 안산의 ㄱ업체는 지난해부터 어려워진 경영 사정이 올해 들어 나아질 기미가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엣지에 좀더 기술력이 필요한 메탈 소재 케이스를 채택하면서, 관련 부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기술·투자 여건이 더 나은 중견기업 위주로 납품처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플라스틱 케이스 관련 납품 물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ㄱ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53억원으로 전년(76억원)에 견줘 30.3% 줄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에서 -9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업체 사장은 “일감이 줄면서 매출도 줄어 우선 계약직 직원들을 내보낸 상황”이라며 “고정 물량마저 떨어지면 회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납품하던 ㄴ업체도 매출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해 110여명의 직원 가운데 4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업계는 플라스틱 소재 외관과 관련된 삼성전자 1·2차 협력업체가 100여개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경영난에 내몰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아예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경북 경산의 한 1차 납품업체 임원은 “지난 연말부터 일부 업체가 매입 제안을 했지만 우리도 사정이 좋지 않아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관련 납품 중소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 삼성전자와 중소기업 쪽은 주장이 엇갈린다. 경기도 안산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삼성전자는 대량생산 체계로 가격경쟁력을 높이려고 자신들에게만 납품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술을 바꾸거나 납품업체를 바꾸면 그동안 다른 납품처를 발굴하지 못한 탓에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쪽은 “납품 독점을 요구한 적이 전혀 없다”며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외관 재질을 메탈로 전환하면서 기존 협력업체들의 메탈 케이스 부품 제작과 납품을 지원하는 등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후속 모델에 메탈 재질 부품 제작과 공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여러 중소기업들의 메탈 부품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국내 전자 하청업체 대부분이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가운데 한 곳에만 납품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런 현실 때문에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종속돼 기술 혁신이나 매출 다변화를 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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