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해 ‘삼성물산’이란 이름으로 재출범한다. 제일모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이재용 체제’ 구축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고 삼성그룹이 밝혔다. 합병비율은 1 대 0.35로,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하고 해당 법인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7월17일 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에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지녔던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뒤 삼성물산 지분 16.5%를 갖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합병회사 지분은 각각 5.5%가 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두 회사의 지분은 합병회사 지분 2.9%로 바뀐다. 이로써 총수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은 30.4%가 되는 셈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에스디아이(SDI)’에서 ‘삼성물산(합병법인)→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로 단순화된다.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삼성생명 지분 19.4%를 갖는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따로 갖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맡던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선임돼, 두 재단이 보유한 삼성생명(6.9%), 삼성화재(3.1%) 등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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