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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재용, 삼성물산 최대주주로…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등록 2015-05-26 20:01수정 2015-05-26 21:46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3세 승계작업 본격화
삼성물산 사실상 지주회사로
“합병서 총수 지분 고평가” 지적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결정 이유로 삼성 쪽은 ‘사업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삼성 3세 승계 작업 본격화’가 핵심이라는 데 삼성 안팎에서 별 이견이 없다. 특히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된 시점에 합병을 결정해 제일모직 주주들이 상대적으로 큰 이득을 봤다는 의견이 많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3.2%) 등 총수 일가 지분이 42.2%에 달한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매출 34조원(2014년 기준)에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료 부문을 아우르는 초대형 종합 서비스 기업이 된다. 삼성은 “건설 부문에서 제일모직의 조경·에너지 관리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경쟁력이 결합하고, 패션 부문에서는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과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해외영업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의 결합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병회사는 삼성이 대표 신수종사업으로 꼽는 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돼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은 합병회사가 2020년에는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4조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어음’이라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지배구조의 간명화는 합병이 가져올 ‘현찰’이라 할 수 있다. 합병회사는 삼성생명·삼성전자를 매개로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사실상의 지주회사가 된다.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6.5%로 개인 최대주주가 돼, 삼성생명에 대한 기존 지배력에 더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이 각각 5.5%, 이건희 회장의 지분이 2.9%로 총수 일가 지분은 30.4%다.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삼성 쪽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 대 0.35로 보유자산이 많은 삼성물산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계열사 보유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29조5058억원에 이르는 삼성물산을 현시점에서 제일모직과의 주가 비율로만 따져 8조6300여억원으로 저평가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 가치(상장사 기준)만 따져도 삼성전자 8조681억원, 삼성에스디에스(SDS) 3조5022억원 등 12조원이 넘는다.

홍콩 기관투자자의 한 임원은 “이번 합병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지분 정리”라며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발걸음을 왜 이런 식으로 떼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삼성물산 건설산업에 삼성전자 평택라인 투자나 삼성디스플레이 엘시디(LCD) 투자 등으로 호재가 많다”며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시점에서 합병을 결정해 제일모직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지분도 고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삼남매는 1997년 당시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전환사채(CB)를 헐값에 사들여 지난해 말 제일모직 상장으로 수백배의 차익을 누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주주들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합병 계획을 보면, 주식매수 청구액이 1조5천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계약을 해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가격은 보통주 기준으로 제일모직이 15만6493원, 삼성물산이 5만7234원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삼성물산이 저평가받은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주식을 계속 갖고 있으면 이익이 된다는 합병회사의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처럼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으로 볼 때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직전 거래일(22일)에 견줘 14.83% 오른 6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제일모직 주가도 상한가까지 올라 18만8000원에 마감됐다. 모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뛰어넘었다.

이정훈 김효진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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