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잔잔한 울림 ‘광화문 글판’ 사반세기

등록 2015-05-26 20:32수정 2015-05-27 11:02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사옥에 걸린 ‘광화문 글판’이 올해로 25살이 됐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사옥에 걸린 ‘광화문 글판’이 올해로 25살이 됐다.
25년간 72편 걸려…시민 추천 글귀도
교보생명, 문인 등과 ‘공감콘서트’ 계획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사옥에 걸린 ‘광화문 글판’이 올해로 25살이 됐다.

광화문 글판은 1991년 1월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신용호 교보생명 전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후, 시절을 반영하면서 시민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줬다. 첫 글판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였다. 지금의 문학적 감수성이 묻어나는 글귀와는 달리, 초창기에는 계몽적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 전 명예회장이 “시민을 위한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하면서, 시민들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한 예로, 외환위기로 많은 이들이 실직의 고통에 빠져있을 때, 고은 시인에게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시 한 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1998년 가을, 글판에 걸렸던 시(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는 이런 과정을 거쳐 나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인 지난해 5월엔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정호승, 풍경달다)라는 글이 내걸렸다. 실종자들의 생존을 기원하는 바람이 담겼다.

25년동안 걸린 글판은 모두 72편에 이른다. 2010년 12월부터는 ‘광화문글판 문안 선정위원회’가 만들어져, 심사를 거쳐 글귀가 선정된다.

대부분 선정위원들의 추천작이 선택되지만, 2011년 겨울에는 한 시민이 공모한 정호승 시인의 ‘고래를 위하여’가 선정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체로 시가 걸리지만 2010년 여름에는 가수 키비의 힙합곡 ‘자취일기’의 일부 가사가 올라가기도 했다. 간혹 직원들이 시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우도 있다. 2009년 봄 코바야시 이싸의 ‘하이쿠’(일본의 한줄 시)가 선정되던 때다. 송국현 교보생명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은 “3·1절에 일본시인의 하이쿠를 글판에 내보내는 것 때문에 가슴을 졸였다”고 회고했다.

시민들의 입소문을 탄 글판도 다수 있다. ‘그 동안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신경림, 정월의 노래),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방문객) 등이 시민들에게 오래도록 회자된 바 있다.

교보생명은 27일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에서 고은 시인을 비롯해, 글판과 인연을 맺은 문인 등이 참여하는 ‘광화문글판 25년 공감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글 이재욱 기자 uk@hani.co.kr, 사진 교보생명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