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비금융 100대 민간기업 조사
안건 반대율 각각 6%-3% 그쳐
반대표 행사땐 교체 확률 2배
안건 반대율 각각 6%-3% 그쳐
반대표 행사땐 교체 확률 2배
최고경영자(CEO)와 학연이나 지연으로 얽힌 사외이사들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외이사에 견줘, 이사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덜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대표를 행사한 사외이사일수록 이듬해에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는 시이오와의 연고 관계를 중심으로 사외이사의 이사회 활동을 따져봤다. 분석대상은 2010년~2012년 상위 100대 비금융 민간기업(평균 매출액 기준)의 사외이사 612명이다.
분석 기간 동안에 상정된 이사회 안건 9101개 가운데 한 명이라도 반대표가 나온 안건은 33건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했다. 또 한 번 이상 반대표를 행사한 사외이사는 15개 기업, 59명(전체의 9%)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이오와 학연·지연 등의 연고가 있는 사외이사가 연고가 없는 사외이사보다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가 더 드물었다. 시이오와 같은 지역 출신 사외이사의 경우, 반대표 행사 비율이 6%에 그쳤고,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경우엔 반대표 행사 비율이 3%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연고가 없는 사외이사의 반대표 행사 비율은 10% 수준이었다.
아울러 시이오와 연고가 있는 사외이사는 그렇지 않은 사외이사보다 이사회에 참석할 확률이 대략 2%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결석률은 9% 정도다.
보고서는 이런 출석률 편차의 원인을 연고 있는 사외이사의 불성실한 태도보다는 전략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보고서는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찬성표를 던지는 행위가 사외이사로선 자신의 평판과 경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차라리) 결석을 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시이오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분석 대상을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한정할 경우, 1년 간 안건에 한 번이라도 반대했던 사외이사는 그렇지 않은 사외이사에 견줘 이듬해에 교체될 확률이 약 두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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