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회장 일가가 지분 100%
재능인쇄에 일감 몰아줘 배당 이득
교재 배송 재능유통도 상황 비슷
공정위, 신고받아 “조사 진행중”
재능인쇄에 일감 몰아줘 배당 이득
교재 배송 재능유통도 상황 비슷
공정위, 신고받아 “조사 진행중”
교육업체 재능그룹의 총수 일가가 지난해에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손쉽게 높은 수익을 내고, 일부 회사에선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는 재능그룹의 박성훈 회장과 아들 박종우 대표 등이 자기네 지분율이 높은 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높은 배당으로 큰 이득을 챙겼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박성훈 회장 등 가족이 보유한 지분이 적은 계열사와 달리,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인 재능인쇄, 재능유통 등에 일감이 몰렸다. 재능교육 학습지의 인쇄를 도맡는 재능인쇄의 지분은 박성훈 회장(30%)과 박종우 대표(40%) 등 회장 일가가 100%를, 학습교재 배송을 주로 하는 재능유통은 박 대표(16.8%) 등 가족 지분이 22.5%에 이른다.
지난해 재능인쇄는 재능교육에서만 20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스스로미디어·재능유통·재능셀프러닝 등까지 합치면 모두 204억원의 매출을 계열사에서 얻었다. 전체 매출 245억원에서 83.3%가 내부거래다. 게다가 순이익률은 15.1%로 높다 보니, 37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이후 이익보다 훨씬 많은 70억원이 박 회장을 비롯한 가족에게 배당으로 흘러갔다.
재능유통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액 252억원 가운데 60억원이 재능교육 등 계열사에서 나왔고,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배당으로 70억원이 박종우 대표 등 주주에게 돌아갔다.
이런 흐름은 몇 해 전부터 시작됐다. 특히 재능인쇄는 2011년 이후 해마다 70억원을 배당으로 써서 이익보다 많은 돈을 총수 일가에게 돌려줬다. 유명자 재능교육 노조 전 지부장은 “박성훈 회장 등은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하게 이득을 챙기고 이를 대물림하고 있지만, 재능교육 노동자에게는 휴가비 삭감, 장기근속 교사 포상 폐지 등 부당한 처우를 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라는 요구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교육 노조는 2013년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다. 아직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제23조)은 특수관계인끼리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등을 불공정 거래로 규정해 금지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를 받았지만 증거자료가 미흡했다”며 “최근 다시 재능교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교육 홍보 임원은 이에 대해 “학습지 영업 특성상 재능교육과 재능인쇄, 재능유통 등 계열사들이 파트너 개념으로 함께 서비스를 하는 특성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과세 당국 등에 소명을 했고 관련해 제재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재능교육 계열사의 내부거래와 배당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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