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전국대표번호 무료 대상에서 빠져
컬렉트콜·050·다자·영상도 제외
통신사, 기업에 전국대표번호 마케팅
“통신업체 통화료 수입만 연간 1조”
기업도 고객 상담 통신비 절감하지만
고객은 통화료 초당 1.8원씩 더 내야
컬렉트콜·050·다자·영상도 제외
통신사, 기업에 전국대표번호 마케팅
“통신업체 통화료 수입만 연간 1조”
기업도 고객 상담 통신비 절감하지만
고객은 통화료 초당 1.8원씩 더 내야
이동통신 회사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았으나, 기업들이 고객상담전화로 많이 사용하는 ‘전국대표번호’는 ‘음성통화 무제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대표번호란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로 상품 주문을 받거나 유지보수 상담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1588·1577·1566 같은 국번을 사용한다.
31일 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를 보면, ‘지능망 서비스’ 통화료는 음성통화 무제한 대상에서 빠진다. 지능망 서비스란 전국대표번호, 컬렉트콜(수신자요금부담), 가상번호(050 국번 사용), 영상·다자통화 등을 말한다. 이통사들은 “접속료 부담 때문에 통화료 추가 부과가 불가피하다. 대신 30분을 기본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데이터 요금제를 마케팅하면서 음성통화 무제한에 집중한 나머지 지능망 서비스 통화료는 추가로 요금을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지능망 서비스 가운데 가장 보편적이고 이용자들의 통화료 부담이 큰 게 전국대표번호다. 외국에서는 기업이 상품 주문을 받거나 상품·서비스에 대한 상담을 할 때는 요금이 수신자에게 청구되는 ‘080 전화’를 쓰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국대표번호가 더 선호되고 있다. 전국대표번호 통화료는 전화를 건 쪽에 청구돼, 기업 쪽에서 보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국대표번호 출시 때부터 “기업들이 상품 주문 및 상담 전화 통화료를 고객들한테 떠넘기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요즘도 통신사들은 기업 대상으로 전국대표번호 마케팅을 할 때 “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한 이통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이 상품 주문 및 고객 상담 전화로 전국대표번호를 쓰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전국대표번호로 거둬들이는 통화료 수입만도 연간 1조원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전국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피자·치킨 등을 주문하거나 상품·서비스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경우,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도 초당 1.8원씩의 통화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요즘 들어 이동전화 번호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 050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통화할 때도 초당 1.8원씩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한다. 음성통화료를 쓰는 양에 따라 계산해 물리는 기존 요금제의 청구서에서는 지능망 서비스 통화료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료가 정액화돼 있어 지능망 서비스 통화료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청구서를 살펴보던 가입자가 요금이 정액요금보다 나온 것을 발견하고 이통업체에 따지다가 전국대표번호 등 지능망 서비스 통화료가 추가로 붙어 그렇다는 것을 알고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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