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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불공정” 미국계 펀드 공개 문제제기, 왜?

등록 2015-06-04 14:39수정 2015-06-04 14:40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결의한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결의한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물산, 합병비율 따져도 가치 12조, 평가에선 8조6천억”
‘주주 가치 훼손’ 비판했지만, ‘주주권’ 행사 가능성은 낮아
삼성물산의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계획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경영 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 매수해 보유 중이라고 4일 공시했다. 아울러 따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주주가 공개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인 1(제일모직):0.35(삼성물산)가 불공정하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보유한 삼성 계열사 보유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29조5058억원에 이르는데 최근 주가만을 따져 1:0.35라는 합병비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만 따져도 12조원이 넘지만, 합병시 적용된 기업가치 평가는 8조6천억원가량이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조건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다른 외국인과 기관 주주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주주 권한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주주가 합병 결정에 반대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 쪽에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이 19%대이다. 하지만 외국인 지분은 32.11%(3일 기준)에 이르며, 국민연금도 9.7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외국인·기관 주주들이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이는 삼성물산 지분의 약 17%에 해당한다.

하지만 주가 현황을 봤을 땐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라 해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는 의문스럽다. 삼성물산 주주는 합병조건에 따라 회사 쪽에 5만7천원에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시장에선 이보다 높은 가격(3일 종가 6만3천원)에 거래가 되고 있어 그냥 내다 파는 게 이익이다. 게다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입장 발표로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크게 올랐다. 수익성을 우선 따지는 헤지펀드 속성을 고려하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엘리어 매니지먼트의 홍보를 맡는 뉴스게이트 커뮤니케이션의 리차드 바튼은 “보도자료에 있는대로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밝힌 것일뿐”이라며 “향후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고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의 한 분석가는 “이번 합병계획은 삼성물산의 주주 가치가 훼손됐지만 그렇다고 주주권을 행사하면 더 손해를 보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삼성물산은 합병비율은 현행 자본시장법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쪽은 “이번 합병 추진 배경은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며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물산의 성장정체로 인한 영업가치 하락에 대응하여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 등을 목적으로 조기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간 합병 비율은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적용한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주주들과 소통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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