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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금융계열사, 직원수 줄이면서 ‘일감 몰아주기’ 늘려

등록 2015-06-04 20:05수정 2015-06-05 08:44

인력 구조조정한 재벌 계열사의 내부거래 씀씀이 현황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2014년 30대그룹 인력감축·내부거래 현황

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증권
전년도 비해 1862명 인력 감축
삼성SDS에 일감몰아주기 급증
CJ E&M도 총수일가에 몰아줘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도 구조조정을 했다. 삼성증권은 증시 상황이 나쁜 점을, 삼성생명은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를 들어 감원으로 비용을 아낀다는 취지였다. 결국 삼성생명 등 3개 회사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임직원 수가 1만235명으로, 전년(1만2097명)보다 1862명이 줄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시스템통합 업체 삼성에스디에스(SDS)와의 내부거래가 상당폭 늘었다. 삼성생명은 1140억원에서 1331억원으로 16.7%, 삼성증권은 522억원에서 567억원으로 8.5% 늘어났다. 특히 312명의 인력이 줄어든 삼성카드는 920억원에서 1328억원으로 44.3%나 많아졌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성격의 내부거래는 각종 특혜성 거래조건과 수의계약 남발을 수반해 기업의 고비용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력을 손쉽게 자른 기업들이 총수 일가의 지분이 큰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늘린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온다.

총수 일가가 있는 30대 그룹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 이상 직원 수가 감소한 상장사는 삼성생명·카드·증권을 비롯해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씨제이이앤엠(CJ E&M), 현대상선, 현대증권, 코오롱글로벌로 9개 회사였다. 불황이 심화한 금융업과 해운업체 등이다. 이 가운데 인력을 줄이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회사에 일감을 늘린 곳은 앞서 삼성 금융 계열사 세 곳과 씨제이이앤엠으로 나타났다.

저마다 사정은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과천전산센터 화재와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삼성증권은 “핀테크 등 증권업의 온라인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카드 역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내부거래는 주로 수의계약 형태로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인력까지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선 이 회사들에 부담이 됐을 여지가 크다. 실제 삼성에스디에스가 지난해 2분기 삼성생명에서 벌어들인 48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5억원은 수의계약이었고 대가도 현금으로 받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의 한 차장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지만 총수 일가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부터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3%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등 총수 일가 지분이 19.1%에 이른다.

씨제이이앤엠은 분사로 인력이 줄어든 가운데 내부거래 씀씀이를 488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씨앤아이레저산업(이재현 회장 등 지분 100%)에 준 일감은 72억원에서 76억원으로 오히려 5.3% 늘었다.

일부 회사는 내부거래를 대체로 줄이면서도 총수 일가의 이해가 큰 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축소는 최소화하다 보니 전체 내부거래에서 문제의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에이치엠씨투자증권은 내부거래로 계열사에 지급한 총액이 줄었지만, 정몽구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이 19.5%로 많은 시스템통합 업체 현대오토에버가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8%%에서 87.8%로 커졌다. 현대상선과 현대유엔아이(현정은 회장 등 62.5%)의 거래 사정도 비슷했다. 현대상선도 현대유엔아이에 내준 금액은 줄었지만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에서 29.3%로 올라갔다.

한편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직원을 감원하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기업에 일감을 더 많이 몰아주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경영 실패의 책임은 최대주주가 더 부담을 지는 게 옳은데 피해를 노동자에게만 몰아가는 것은 비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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