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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민들끼리 빈 공간 빌려주는 ‘엔젤존’ 확산중”

등록 2015-06-07 20:00수정 2015-06-07 20:25

[사회적 경제, 풀뿌리에서 길을 찾다] 기초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④ 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 강동구에는 ‘엔젤존’(angel-zone)이 있다. 강동구 내 주민이나 기관이 소유한 빈 사무 공간을 사회적 경제 관련 조직한테 빌려주는 사업이다. 신생 벤처에 투자하는 행위(엔젤투자)와 공간을 합친 말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엔젤존은 신뢰와 협동이 바탕인 사회적 경제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는 방식”이라며 “지역 사회와 밀접히 결합하는 사회적 경제 인프라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이해식 강동구청장
-엔젤존 사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유휴 공간을 가진 개인이나 기관을 찾아 사회적 경제 관련 조직에 공간을 무상 또는 매우 저렴한 비용에 임대해주도록 연결하는 ‘공간 발굴 지원’ 사업이다. 서울에서 창업 초기 기업이 제대로 된 사무실을 구하는 게 좀처럼 쉽지 않다. 사무실을 구한다 해도 비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 혁신 아이디어들이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강동구에서 커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또 학생들의 스터디 모임이나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엔젤숍(angel-shop) 발굴 사업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맥주 전문점 등 야간 영업 위주 사업장이나 교회와 같은 종교기관들은 대부분 평일 낮에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성과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평소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한 지역 주민이 2013년 개인 사무 공간 일부를 선뜻 제공하면서 엔젤존 1호점이 첫 물꼬를 텄다. 이후 교회와 기관 등의 협조로 현재 엔젤존과 엔젤숍이 2개점씩 운영되고 있다. 엔젤존·엔젤숍은 비용 절감을 넘어 타인과의 공간 공유에서 오는 관계 맺음과 신뢰 제고 등 무형의 효과가 크다. 신뢰와 협동의 사회적 경제가 지역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내 사회적 경제 조직과의 협업은?

“강동구는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농지·녹지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텃밭을 가꾸거나 벌을 키우는 등 도시 농업이 비교적 활발하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 ㈜강동도시농부는 당일 수확한 무농약 농산물을 근거리 지역에 납품한다. 농산물을 키우는 인력 대다수가 지역 주민이고, 주주와 이사 및 대표가 모두 도시 농민으로 구성된 농업 법인이다. 올해 5월부터 우리 구와 함께 ‘지역아동센터 쌈채소 지원사업’을 통해 관내 3곳의 지역아동센터에 월 2차례씩 쌈채소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강동구에는 가죽 제품 생산업체가 특히 많은데.

“예전 이태원 주변에서 번성했던 가죽 산업이 1990년대 도시 재정비 사업과 임대료 상승 등으로 외곽인 우리 구로 대거 이전했다. 현재 유명 브랜드 가죽 제품이나 액세서리는 서울에서 90% 이상이 제작되는데 그중 30% 이상이 강동구에서 생산된다. 암사동·천호동 일대에 200여개의 생산업체가 있다. 대부분의 종사자가 하청으로 일감을 받아 납품하는 형태이다 보니 매출이 일정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다. 이런 점들을 민간에서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지갑산업협동조합은 자체 브랜드 ‘비티’(BiTi)를 만들고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공장을 세워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기업인 홍스공방은 가죽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을 지역의 청년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사업을 전개중이다.”

-사회적 경제 확산을 위한 정책 목표는 무엇인가?

“엔젤존·엔젤숍 등을 통해 지역 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자생력을 강화해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안정기에 접어들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민관, 민민 거버넌스를 확고히 하는 한편, 강동구 자체적인 사회적 경제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마을 스캔들’이라는 이름의 마을 축제를 사회적 경제 조직과 함께 진행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다. 기금 조성의 경우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형태를 모색중이다. 예컨대 강동구 사회적 경제 장터인 ‘뜰장’에 참여한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매출액의 일부(약 10%)를 사회적 경제 지역 기금에 출자하는 형태로 조금씩 적립해 나가는 식이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y.y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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