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만서 지난해 3만으로
금융위기 이후 증가폭 가장 낮아
금융위기 이후 증가폭 가장 낮아
최근 몇년새 상장사의 일자리 창출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인 2010년만해도 새로 생긴 일자리 100개 가운데 30~40개가 상장사에서 만들어졌지만, 지난해엔 10개도 채 만들어지지 못했다.
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1749곳(유가증권시장 727곳, 코스닥시장 1022곳)의 국내 직원 수는 151만4029명에 이른다. 이는 전년(148만3779명)에 견줘 2.0%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친 지난 2008년(1.4%)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증가율(2.13%)도 밑도는 수치다.
상장사가 만든 일자리는 2010년 11만4958명으로 집계된 이후 2011년 8만5968명, 2012년 5만1487명으로 2년 연속 감소하다가, 2013년에 5만3712명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다시 3만250명만 늘어, 2010년에 견줘 신규 일자리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에서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전체 취업자가 32만300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상장사 비중은 35.6%였다. 이 비중은 2011년에 20.5%로 떨어진 뒤 지난해엔 5.7%로 급락했다. 상장사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크게 낮아졌다. 직원 수 기준 상위 20곳에 해당하는 상장사 직원은 지난해 55만388명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대기업이 직원을 새로 채용하기 보다는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 예로 상장사가 다수 포진한 ‘금융 및 보험’업종은 지난 한 해동안 취업자수가 2만6000명 줄어들면서, 취업자 감소율이 3.0%에 이르렀다.
상장사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 하락은 전반적으로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상장사에 견줘 기업 규모나 수익 면에서 평균적으로 나은 상장사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꼽히는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자 직원이 9만5794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대자동차(6만4956명), 엘지전자(3만7835명), 기아자동차(3만4112명), 엘지디스플레이(3만2434명) 등의 차례였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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