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로 “기업가치 훼손” 주장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지분 21%)인 스위스계 세계2위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홀딩아게(이하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반대하고 나섰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권리락 날인 9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단기간 여러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이번 유상증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4월29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운영자금 조달 명목으로 총 2645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11년 이후 다섯번째 유상증자다. 쉰들러는 2010년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위협하며 지분매집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4년간 3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도 영업 현금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가정하면 현금 잔고는 부채를 상환한 뒤에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상증자의 목적을 납득할 수 없다.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자금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쉰들러의 이번 입장 표명과 관련해 업계 한쪽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자금조달을 방해해 회사를 어려움에 빠뜨린 뒤 알짜 승강기 사업을 인수하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대주주(현정은 회장) 지분과 우호지분 등을 고려할 때,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인수를 노렸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쉰들러가 이번 유증에 자신의 보유 지분만큼 다 참여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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