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상장 첫날 2배 올라
순이익 대비 주가는 150배 수준
순이익 대비 주가는 150배 수준
최근 반년 남짓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 논란에 휩싸였으나 제일모직은 고평가 논란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 공모가 기준 최근 6개월간 제일모직 주가는 3배 넘게 올랐다.
11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18일 상장된 제일모직은 상장 첫날 공모가(5만3000원)보다 딱 두 배인 10만6000원으로 출발했다. 제일모직은 2013년 말 옛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인수한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 7월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회사로,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뒤에도 제일모직 주가는 지난달 말 삼성물산과의 합병 결의가 나올 때(5월26일)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했다. 상장 첫날(시가)부터 합병 결의 공시(종가)까지 주가 상승률은 77.4%에 이른다. 불과 반년 남짓 만에 두 배 가까이, 공모가에 견주면 254.7%나 오른 것이다.
그간 시장분석가들은 제일모직의 주가 고공행진에 몇차례 경고음을 울렸다. 벌어들였거나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수준에 견줘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주가와 순이익의 관계를 따지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43.5배였고, 현재는 150배에 이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이 8배를 넘지 않는 것에 견주면 수익에 비해 엄청나게 고평가된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에 견줘 60.6% 줄었다.
지난 4월28일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장기 성장 가치를 고려한 주가 상승은 현 수준으로 충분하다”며 국내 증권 보고서에서 보기 드문 ‘투자 의견 하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22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설명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따르는 실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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