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26층 임원실로 기재”
당시 전략기획실 사용했던 층
명의인은 현재 삼성중공업 전무
당사자 부인하다 “아버지가 개설”
삼성 “김전무 개인 계좌” 그룹관련 부인
당시 전략기획실 사용했던 층
명의인은 현재 삼성중공업 전무
당사자 부인하다 “아버지가 개설”
삼성 “김전무 개인 계좌” 그룹관련 부인
옛 삼성 본관이 주소지로 돼 있는 스위스 비밀계좌가 발견됐다고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11일 전했다.
<뉴스타파>는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삼성 본관 26층 임원실’(OFFICE OF THE EXECUTIVE STAFF 26THFL., SAMSUNG MAIN BLDG. 250, 2KA, TAEPYUNG-RO, CHUNG-KU SEOUL 100-742 KOREA)이 주소지로 돼 있는 에이치에스비시(HSBC)의 스위스 프라이빗뱅킹 계좌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계좌는 1993년 개설돼 명의인은 현 삼성중공업 김형도(53) 전무다.
태평로의 삼성 본관은 삼성그룹이 2008년 서울 서초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30년 넘게 사용하던 건물이다. 이 건물 26~27층에는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현 미래전략실)이 있었고, 이건희 회장실은 28층에 있었다. 전략기획실은 2008년 삼성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특검 당시 비자금 조성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계좌 개설 당시인 1993년 김 전무는 삼성전자 과장이었고, 이후 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11년간 일했다. 이어 2009년 삼성전자로 옮긴 뒤 제일모직을 거쳐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뉴스타파>는 지난 2월 에이치에스비시 스위스지점 프라이빗뱅킹 고객의 비밀계좌 내역을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정보를 분석해 한국 관련 계좌는 20개를 밝혔다. 이 가운데 하나가 김 전무의 계좌다. 에이치에스비시 프라이빗뱅킹은 5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를 대상으로 계좌를 열었다.
김형도 전무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입장을 바꾸었다. 보도를 보면, 그는 애초 “그런 계좌가 없다”며 부인했다가 이후 “아버지가 개설한 계좌”라고 태도를 바꿨다. 김 전무는 “계좌는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평범한 봉급쟁이였으며 아버지가 해외 계좌를 왜 개설했는지, 돈의 출처는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19만달러(약 2억원)가량이 예치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해당 계좌는 김 전무 개인의 계좌로 알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김 전무에게 문의하라”며 그룹과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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