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차세대 중·단거리 항공기 100대(약 13조원)를 구입하기로 했다. 국내 항공업계사상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은 이를 계기로 점차 커지고 있는 아시아 항공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현지시각) 파리 에어쇼 현장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칼 대표, 레이 코너 보잉 상용기부문 최고경영자,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항공기 100대를 도입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급 항공기 B777-300ER 2대도 도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보잉의 B737MAX-8 기종 50대, 에어버스의 A321NEO기종 50대 등 총 100대의 항공기를 들여오게 된다. 대한항공이 이번 항공기 도입을 위해 투자할 금액은 공시가 기준 122.3억달러(약 13조원)로, 국내 항공업계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에 계약한 항공기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며, 현재 보유중인 B737NG 기종 50여대를 대체하고, 단거리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공급을 늘리는 구실을 하게 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중장기적 항공기 교체 계획에 따라 고효율·친환경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게 됐다”며 “이번에 계약한 B737MAX-8기종과 A321NEO기종은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 위주로 투입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승객 편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들여오는 B737MAX-8기는 최신 엔진에, 기존 날개보다 1.8%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윙렛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과 신뢰성, 운항능력이 극대화됐다. A321NEO기 역시 최신 엔진과 기술이 적용돼 기존 동급 항공기들보다 15% 이상 연료를 절약하고 정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쪽 설명이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새 항공기 도입으로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편의성이 더 강화돼, 기존 장거리 노선과 연계한 환승객 유치의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이어 “항공기 구입 대금의 경우 계약금을 지급한 뒤 항공기가 들어올 때마다 순차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큰 부담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계약한 항공기가 처음 들어오는 2019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안전 운항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윤영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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