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서울병원 대책본부 찾아 뜻 전해
일부선 “사과 미진…원인 철저 규명을”
일부선 “사과 미진…원인 철저 규명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밤 삼성서울병원 내 민관합동 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삼성서울병원이 19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비판받자 직접 나서는 모습이다.
병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1층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찾아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죄송하다. 최대한 사태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이 확산을 제대로 방지하지 못한 점과 병원 소속 의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다.
이 부회장은 대책본부 방문에 앞서 상황실에서 메르스의 병원 현황을 보고받고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또 16층 격리병동을 방문해 근무중이던 간호사들에게 진료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물었다. 이에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도 힘들지만, 힘든 것은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동료들이 노출되어 격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별관 7층 격리병동의 이동형 음압기 설치공사 현장도 살펴봤다. 이에 앞서 삼성 사장단이 17일 사장단회의를 통해 “고개를 못 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며,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송구하기 그지없다”고 사과를 밝혔다.
하지만 삼성의 사과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실장은 “삼성서울병원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돼 영리를 앞세워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사과를 하려면 우선 이번 사태 확산의 원인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밝히고 향후 재발 방지책은 무엇인지 등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과는 대국민 사과는 아니다. 사태 진행 추이를 판단해 향후 대책을 포함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사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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