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사기 조사해보니 절반 차지
사기범 20~30대가 78% ‘압도적’
사기범 20~30대가 78% ‘압도적’
보험사기범들이 차선을 갑자기 바꾸거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차량을 주된 범행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동차보험 사기 상시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89건의 보험사기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에 연관된 자동차 사고는 2008건에 이르며, 혐의자는 426명, 지급된 보험금은 94억9600만원이다.
사기범들은 과실비율이 높은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차선변경 중인 차량을 상대로 사고를 내는 ‘진로변경’이 전체의 32.6%(653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급정거로 뒤에 있던 차량의 추돌을 유발하는 ‘후미추돌’이 18.6%(374건)로 뒤를 이었다.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서 차량에 발이나 손 등을 가볍게 부딪치는 ‘보행자 사고’는 12.7%(255건),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신호위반하는 차량 등을 상대로 사고를 내는 ‘법규위반’은 10.6%(213건)였다.
사기범들은 주로 친구나, 가족 등 지인들과 역할을 분담해 사고를 냈다. 보험사기 2008건 가운데 69%(1386건)가 혐의자가 여럿인 공모범죄였다. 범죄에는 국산차(63.6%)가 주로 쓰였지만 외제차(16.9%)도 적잖게 이용됐다. 사기범 426명 가운데 20~30대(78.4%)가 대부분이었고, 성별로는 남성(88.7%)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급된 보험금 내역을 보면, 대인보험금 가운데 합의금이 67.5%, 대물보험금 중에서는 미수선수리비(차량을 고치지 않고 수리비 명목으로 받는 돈)가 57.3%로 가장 비중이 컸다. 사고를 낸 뒤 실제 입원을 하거나 파손된 차량을 고치지 않고, 합의금 및 수리비를 가로챘다는 뜻이다. 금감원 이준호 보험조사국장은 “보험사기 수사 때 단서가 중요하므로 블랙박스를 설치해 기록을 보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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