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더 줄어 무역흑자 사상최대
하반기 자동차 등 일부 개선 예상
그리스 등 대외변수로 낙관은 곤란
중국 내수 중심 전환도 위협 요인
하반기 자동차 등 일부 개선 예상
그리스 등 대외변수로 낙관은 곤란
중국 내수 중심 전환도 위협 요인
수십년간 수출은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와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에 큰 폭의 감소를 경험했을 뿐, 2011년까지는 호조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그 뒤는 힘이 떨어졌다. 2013년 2.1%, 2014년 2.3% 증가에 그치더니, 올해 들어서는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5%에 이른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밝혔다. 이대로 가면 연간 수출도 3년 만에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수출 감소는 우선 국제유가 하락 탓이 컸다는 게 일관된 분석이다.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10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56달러로 46.5%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단가가 하락했다.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이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3%에 이르는데, 석유제품 수출액은 올 상반기 36.1%, 석유화학은 18.8% 줄어들었다. 원자재인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수입액 감소폭은 더 컸다. 올 상반기 2223억달러로 15.6% 감소해 전체적인 무역수지는 467억달러 흑자였다. 반기별 무역수지 기록에서 사상 최대 흑자다.
수출 감소엔 환율 영향도 컸다. 엔화, 유로화의 약세는 특히 주요 품목인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자동차 수출은 러시아나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 주력시장에서 경쟁력 하락으로 1~5월 내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으나, 6월 신차 수출의 영향으로 플러스(6.5%)로 전환했다.
전반적인 세계 교역의 둔화도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1~4월 세계 70개국의 수입시장 규모가 13.4%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각국의 수출을 보면 프랑스가 14%, 일본이 6.3%, 미국이 4.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유가 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세계교역 둔화의 대외 요소 3박자가 모두 악재로 겹쳐 상반기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했다는 게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유가 하락세가 최근 완화되고, 신차 및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다소 증가하면서 6월 수출액은 회복 추이를 보였다. 그러나 그간 호조세를 보이던 반도체와 섬유 제품의 수출액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면서 6월 전체 수출액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마이너스(-1.8%)였다. 하반기에는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그리스발 대외 위협 요소 등으로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는 2015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2.8%로 낮춘 바 있다. 국내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3.1% 감소할 것으로 지난달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전략 변화는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장기적 위협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을 향한 수출은 2.5% 감소했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25.5%에 이르는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은 최근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기술 개발로 자급률도 높이고 있다. 중국의 자급률 확대 및 수요 감소는 당장 국내 평판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10.8%)와 섬유류 수출 감소(-10.8%)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일반기계 수출의 경우 미국 경기 회복세 등으로 올 상반기 0.8% 증가했으나 중국 수출은 건설기계의 중국 수요 정체 등으로 외려 줄었다. 정부는 중장기적 제조업 혁신과 중국을 넘어선 수출 시장 다각화 등 수출경쟁력 강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2015년 상반기 주요 지역별 수출 증감률
지난달 30일 중국 남경에서 열린 제1차 한중 에프티에이(FTA) 무역촉진단 수출상담회에서 중국 바이어들과 우리 업체 관계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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