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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권력 따라 춤추는 가스공사 사장 인선

등록 2015-07-01 20:17수정 2015-07-01 21:02

새 사장에 ‘친박’ 이승훈 교수 취임
‘관피아’ 논란 피하려는 흐름 반영
한 차례 빼곤 역대 모두 외부인사
군·관료·정치인·기업인 ‘부침 32년’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
이승훈(70)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가 1일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이 사장은 1977년부터 2010년 정년퇴임까지 33년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전임 장석효 사장(58)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 출신인 경쟁 후보를 제치고 공사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사장 자리에 올랐으나 임기 내내 산업부와의 갈등설이 불거졌고, 지난 1월에 비리 수사로 불명예 퇴진까지 했다. 반년 가까이 공석이던 자산 47조원 규모의 공기업 수장 인선은 최근 공공기관 인사의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신임 사장은 교수 출신이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거세진 뒤 관료 출신이 가던 자리를 정치권 출신의 ‘정피아’나 교수 출신의 ‘교피아’가 대체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여기에 그는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이 사장은 2010년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쳐 케이디비(KDB)금융지주 회장으로 간 홍기택 회장(63)과 궤적이 비슷하다. 또 나이가 많은 편으로, 가스공사에 70대 사장이 취임한 것은 처음이다.

이 사장은 1997년 산업자원부에서 전력산업구조개편추진위원장을 지낸 경력 등이 있지만, 에너지 전문가나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나 교수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 이에 따라 전임 사장과 직원들의 비리로 홍역을 겪고 있는 매출액 37조원대 거대 공기업을 잘 추슬러나갈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게다가 이 사장은 1999년 산업부에서 민영화연구기획팀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공사 안팎에선 이번 인선에 공사 민영화 추진 뜻이 담겨 있다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17일 발표된 ‘201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인 E등급(아주 미흡)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 역대 사장
한국가스공사 역대 사장
가스공사는 역대 사장이 직전 한 차례를 빼고 외부에서 선임됐던 만큼 이전 사장들의 면면이 각 정부 공공기관 인선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가스공사는 1983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독립해 설립된 직후 군 출신인 최연식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첫 사장으로 맞았다. 전두환 정부 시절엔 가스공사뿐만 아니라 난방공사, 도로공사 등 다수 공공기관의 수장을 군 출신이 장악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땐 박청부·한갑수 사장 등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약진했다. 김대중 정부 땐 민주당 국회의원(전남 광양) 출신인 김명규 사장이 임명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에는 ‘민간 분야의 경영 기법을 공기업 경영에 접목하겠다’는 취지로 엘지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이던 이수호 사장이 임명됐다. 같은 날 한국석유공사에는 역시 민간 경영자 출신인 황두열 에스케이 상임고문이 임명됐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엠비(MB)맨’으로 불리던 주강수 사장이 대통령 임기 내내(2008~2013년) 재임했다. 그는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엔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장석효 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당시 금융권 기관장 인선을 중심으로 ‘관치’ 논란이 컸던 게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장 사장은 비리 문제로 1년 반 만에 낙마했고, 가스공사는 ‘친박 교수’라는 평을 듣는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됐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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