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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의결권 자문사 잇단 ‘삼성 합병 반대’ 권고…국내 기관투자가엔 미풍, 외국투자자엔 태풍 될라

등록 2015-07-06 20:39수정 2015-07-06 21:33

국내 기관투자가는 의결권 소극적
외국 투자자는 민감한 반응
“권고 안따를 경우 이유 공개 압박”
삼성으로선 어려운 상황될수도
삼성 ‘플랜 B는 없다’ 강행 의지
지난주 미국 의결권 자문회사인 아이에스에스(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잇따라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주주총회를 앞둔 삼성의 의사결정이나 합병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주식시장에선 주가에 큰 움직임은 없다. 두 자문사의 합병 반대 권고는 한국시각으로 2일, 3일에 발표됐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3일 각각 1.67%, 0.3% 올랐고, 6일에는 각각 3.26%, 1.79% 떨어졌다. 6일 그리스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2.4%나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합병 반대 권고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셈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일 재료가 너무 많이 나와, 현재는 재료 하나하나에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고 봤다.

두 회사의 합병은 주총 참석 주식이 전체의 70%일 경우 46.7%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되고, 23.3%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두 자문사의 권고가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삼성과 거래관계를 고려해 반대가 쉽지 않을 것이고, 지난해 상반기 주총 안건 반대비율이 1.4%에 그칠 정도로 반대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에스에스의 자문을 받은 국민연금의 경우 “이번 건에서 반대를 하더라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말했다.

두 자문사의 권고 영향이 가장 주목되는 쪽은 삼성물산 지분 26.49%(엘리엇 매니지먼트 제외)를 가진 외국인 투자가들이다.

그동안의 연구조사는 자문사의 권고가 임원 보상과 관련한 안건의 표결에 미치는 영향이 대부분이다. 콘퍼런스보드가 나스닥, 스탠퍼드대학과 함께 2012년에 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11년 주총 시즌에 아이에스에스가 투자자들에게 반대 권고를 한 회사의 12%가 주총에서 안건 통과에 실패했다. 이런 영향 때문에 기업의 72%가 이들의 권고를 적극 고려하거나, 이들의 컨설팅을 받는다. 올해 5월 보스턴대학에서 나온 말렌코와 선의 연구 결과를 보면, 아이에스에스의 반대 권고는 임원 급여 관련 주총 표결에서 찬성표를 25%포인트가량 줄였다.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실장은 “수탁자로서 책임을 중요시하는 외국 기관투자가의 경우 아이에스에스의 권고와 다르게 표결했을 경우 그 이유를 공개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자문에 따르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합병 반대를 이끌고 있는 엘리엇(7.12%)에 메이슨(2.2%)과 일성신약(2.37)이 가담할 경우 반대 지분은 전체의 12%가량이다. 나머지 25%가량의 외국인 투자가 가운데 절반이 반대표를 던져도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투자가 모두 합병에 찬성한다고 해도, 삼성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해당 기업이 주총 안건 내용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스에스 보고서가 나온 뒤 삼성물산은 메트로피시에스(MetroPCS)와 티모바일 유에스에이(T-Mobile USA)의 합병 사례를 들어, 아이에스에스의 반대 권고에도 주총에서 합병안이 큰 차이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건에서도 실제로는 인수회사인 티모바일 유에스에이가 의결권 자문사 권고를 받아들여 모회사가 짊어질 부채를 150억달러에서 38억달러로 줄이는 등 합병 조건을 변경했다.

삼성은 “합병 비율을 재산정할 계획은 없다”, “(합병 무산에 따른) 플랜 B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자 핵심인데, 삼성물산이나 미래전략실에서 필요하다면 플랜 B가 아니라 플랜 C라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는 게 상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효진 곽정수 이정훈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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