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고려해 수천만달러 규모
“합병 관련 엘리엇 입장과는 무관”
국민연금도 올초 헤지펀드 투자 결정
“합병 관련 엘리엇 입장과는 무관”
국민연금도 올초 헤지펀드 투자 결정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부펀드나 연기금 등 공적 펀드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포함시키는 것은 국내외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 국민연금도 올해 초 헤지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8일 한국투자공사와 기획재정부 쪽 말을 들어보면, 한국투자공사는 2010년부터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총 투자자산 850억달러 중 일부를 투자하고 있다. 공사의 추흥식 부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0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엘리엇 쪽에도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며 “외환보유액을 운영하는 국부펀드로서 철저히 수익성을 기준으로 투자를 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공사 쪽이 엘리엇에 맡긴 자금 규모에 대해 추 부사장은 “개별 투자 내역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전체 투자 규모의 0.1%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공사의 총투자 규모는 850억달러로, 엘리엇에 맡긴 자금 규모는 1억달러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85억달러가량을 사모펀드나 부동산 등 대체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를 감독하는 기획재정부의 담당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천만달러 정도 엘리엇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로 알고 있다”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엘리엇 쪽의 입장과 공사의 투자 결정 간에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2006년 이래 대체 투자를 늘려, 2013년 말 기준으로 37개 사모펀드에 4570억원(평가액 기준)을 맡겼다. 나아가 지난 2월엔 사모펀드의 한 유형인 헤지펀드까지 위탁 운용사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다만, 지영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홍보팀 차장은 “현재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투자 실적은 없다. (헤지펀드인) 엘리엇에 위탁한 자금은 없다”고 밝혔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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