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10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투자위원회에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비롯해 기금운용본부 내부 인사 12명이 참석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날 결정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국민연금 쪽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 오는 17일 합병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에도 의결권 행사는 주총 당일 표명해왔다”고 미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삼성물산 지분 가운데 합병 찬성 지분율은 31%가량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 특수관계자 지분 13.82%, 케이씨씨(KCC) 지분 5.96% 등 현재까지 알려진 삼성 쪽 우호지분 19.8%에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지분율 11.21%(주주명부폐쇄일 기준)를 더한 결과다. 반면 합병 반대 지분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7.1%), 메이슨(2.2%), 일성신약(2.1%) 등 11.4% 정도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는 합병 성사 가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모아왔다. 금융권 안팎에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지분뿐 아니라 제일모직 지분도 5.04% 보유하고 있어, 합병에 반대했을 경우 단기 수익률 하락을 우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