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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소리없는 ‘지분 전쟁’…키맨은 소액주주

등록 2015-07-15 20:06수정 2015-07-16 10:07

삼성물산 주총 D-1
오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가 결정되는 주주총회가 열리지만,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밝히지 않은 주주가 전체의 약 60%에 이르는 까닭이다. 삼성은 15~22%(주총 참석률 70~80% 가정) 정도의 주주를 더 끌어와야 합병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합병안이 통과하려면 주총 참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삼성물산 지분 분포
삼성물산 지분 분포
■ 국내 기관투자가, 합병 찬성 몰표 아닐 듯

11.2%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은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물산 지분 11.05%를 들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는 대체로 합병안 찬성 쪽에 기울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합병이 무산되면 주가 하락으로 단기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다, 삼성과 사업적으로 엮여 있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특히 모직 주식을 많이 가진 회사들은 반대표를 던지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물산 지분을 모직 지분보다 더 많이 가진 경우엔 합병 성사 쪽이 돈을 맡긴 고객에게 더 이익이 되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물산의 주식이 그간 저평가돼 있었고, 합병 결렬 때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본다면 합병안 반대가 고객에게 더 유리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운용사의 보유 지분 현황 파악이 가능한 4월1일 현재 34개 운용사가 물산과 모직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이 중 20곳(합계 지분 약 6%)은 물산 지분 가치가 모직 지분 가치보다 크다. 다만 단기 수익률 관리에 무게를 두는 운용사는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실제 물산 지분 가치가 모직 지분 가치보다 1.5배(추정) 더 높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3일 합병안 찬성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의결권 미공개 주식 60%
결론 여부 여전히 불투명

‘기관 찬성-외국인 반대’
중론에도 몰표 안나올 듯

삼성쪽, 소액주주 표심 잡기
“직접 찾아다니며 위임 요청”

■ 외국인 투자가도 일부는 찬성?

8일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국민연금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국민연금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파악한 6월11일 기준 삼성물산 외국인 주주는 모두 753명이고 지분은 33.53%다. 이 중 지분 1% 이상 외국인 주주가 9곳(지분 19.79%)이다. 블랙록(3.12%)이나 뱅가드(1.28%) 등 세계적 자산운용사 외에도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캘퍼스(캘리포니아 퇴직공무원 기금·0.26%)나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1.11%), 아랍에미리트투자청(1.02%) 등 공적 성격이 짙은 주주들도 적지 않다. 표심을 밝힌 곳은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7.12%) 정도다. 메이슨 캐피탈(2.18%)도 엘리엇 쪽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 아이에스에스(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모두 합병 반대 권고를 한 까닭에 외국인 중 상당수는 합병안에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물산과 모직의 합병 결의 공시가 나온 5월26일부터 7월14일까지 외국인은 물산 주식을 137만주(금액 828억원) 처분했지만, 모직 주식은 31만주(553억원)를 사들였다. 합병 무산 때 주가 하락폭이 클 제일모직 지분을 늘리면서 합병에 반대하기는 어렵다. 외국인 중에도 합병 성사를 전망하는 이들이 있다는 뜻이다.

■ 삼성, 개인투자가 설득에 막판 총력전

15일 종가 기준 모직과 물산의 주가 상대비율은 0.37로 합병비율 0.35보다 높다. 합병 무산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강도는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의 지분 공시(6월4일) 이후 뚜렷하게 약해지고 있다. 주가 상대비율 최고점은 지난 6월10일 0.42였다. 삼성은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끝까지 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지분은 22% 남짓이다. 삼성은 임직원들이 직접 소액주주를 찾아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삼성 쪽은 소액주주 지분 10%가량을 확보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세종/김경락 기자, 이정훈 김효진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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