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 본사. 한겨레 자료사진
통신장비 쏠리드·광학기기 옵티스
공동으로 인수계약 체결
공동으로 인수계약 체결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팬택이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와 광디스크드라이브(ODD) 제조업체 옵티스를 새 주인으로 맞아 회생의 길을 밟게 됐다.
쏠리드는 옵티스와 공동으로 팬택을 인수하기로 하고,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쏠리드 사옥에서 팬택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이날 쏠리드와 옵티스의 팬택 인수 계약을 허가했다. 쏠리드와 옵티스는 팬택을 400억원 선에서 인수하기로 했고, 전체 직원 1200여명 중 최소 400명 이상을 승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쏠리드와 옵티스의 팬택 인수는 구체적인 인수조건과 회생방안을 만들어 채권단의 승인을 받고 인수대금을 완납하는 절차를 거쳐 8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팬택의 1대 주주가 될 쏠리드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국내 중견 통신장비업체다. 광중계기와 전송기기 등 통신장비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유럽 등 20여개 나라의 통신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0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양해각서 체결 때까지만 해도 옵티스가 팬택의 1대 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쏠리드로 바뀌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벤처기업투자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팬택 인수에 반대하며 옵티스 대주주에서 빠지자 팬택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진 옵티스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해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했고, 쏠리드가 추가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기존 참여자보다 많은 6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팬택의 1대 주주가 됐다.
새 주인을 만난 팬택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해 재기에 나설 계획이다. 쏠리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팬택이 갖고 있는 기술력과 경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통신장비 개발을 통해 축적해온 쏠리드의 기술력과 팬택의 기술력이 접목된다면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사업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 인수를 지휘해온 옵티스의 변양균 회장은 “쏠리드와 옵티스가 휴대전화 제조 기술과 경험을 갖춘 팬택을 인수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섭 서영지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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