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마루 전망대·계룡산, 아파트에 가려
공동주택 공급 집중…단독은 5.9% 그쳐
공동주택 공급 집중…단독은 5.9% 그쳐
세종시는 도시, 건축 차원에서 새로운 실험도 많지만, 추진 과정에서 굴곡이 많아서인지 문제점도 적지 않게 남겼다.
세종시의 건축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높이(고도) 제한과 관련된 것이다. 세종시에서는 지상 8층, 건물 최고 높이 34m, 해발 고도 68m인 정부청사 본관의 높이와 경관을 고려해 그 주변 건물에 대해 엄격한 높이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대체로 본관 주변과 빠른 버스(BRT)가 지나는 한누리대로 주변은 8층 이하, 해발 고도 66m 이하로 건물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청사 바로 옆과 한누리대로 주변만 높이 제한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용적률이 400~500%인 정부청사 주변이나 한누리대로 주변의 상가 건물은 8층으로 지어지는 반면, 용적률인 100~200%에 불과한 주거 지역 아파트들은 20~30층으로 지어지는 전도된 결과가 나타났다. 나지막한 산들로 둘러싸인 세종시의 스카이라인을 고층 아파트가 다 가린 것이다. 이로 인해 제1의 랜드마크인 정부청사는 가까이 가야 보이고, 심지어 건물 높이 42m, 해발 98m인 밀마루 전망대나 서남쪽의 계룡산(해발 845m)도 잘 보이지 않는다. 김명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도시계획국장은 “청사 주변은 건물 높이를 제한했지만, 도시 전체의 높이는 사업성이나 기존 주거지 사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면적이 465㎢(서울의 77%)이고 인구 17만명(서울의 1.7%) 정도인데도 주택을 대부분 아파트로 지은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세종시는 2030년까지 주택 총 20만채를 공급해서 30만명을 수용할 계획인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18만2267채로 91.1%에 이른다. 단독주택은 1만1733채로 5.9%에 불과하고, 상가주택이 6천채로 3%다. 6%도 안 되는 단독주택 비율은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때 전국의 단독주택 비율(39.6%)보다 훨씬 낮다. <주택저널> 2015년 6월호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이 살고 싶은 집은 아파트(46%)와 단독주택(45%)이 거의 비슷한 비율이다.
세종/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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