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직장 구하는 기간은 길어지고
취업해도 불안정한 일자리 일쑤
한 직장 머무는 기간은 짧아지고
소득 없어 “80살까지 일하고 싶다”
취업해도 불안정한 일자리 일쑤
한 직장 머무는 기간은 짧아지고
소득 없어 “80살까지 일하고 싶다”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은 짧아지고, 첫 직장을 구하는 기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고령층은 부족한 소득을 메우기 위해 은퇴 시점을 뒤로 미루며, 청년층은 불안정한 일자리에 몸서리치며 취업 준비에만 공을 들이고 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가 드러낸 청년·고령 노동시장의 한 단면이다. 이 자료를 보면, 고령층(55~79살) 1183만4000명 가운데 722만4000명(61.0%)이 앞으로도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근로를 희망한 이들이 바라는 은퇴 시기는 평균 72살이었다. 연령층을 더 쪼개서 보면, 75~79살의 희망 은퇴 연령은 81살, 70~74살은 78살이었다.
80대 초반까지 일을 하려는 응답이 고령층에서 많이 나온 이유는, 안정적인 소득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연금 소득이 없는 고령층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650만7000명(55.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에서 연금 미수령자 비율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첫 해인 2008년(70.1%) 이후 3~4년간 떨어진 뒤, 2013년(53.1%) 이후 3년 내리 증가하고 있다. 실제 일을 원하는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을 꼽은 응답 비중이 1년 전보다 3%포인트 늘어난 57.0%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하는 즐거움’이나 ‘무료해서’ 일한다는 사람은 2.9%포인트, 0.3%포인트씩 줄었다.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도 고령층이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다. 평생 동안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의 평균 근속기간은 14년 9.4개월로 1년 전보다는 7개월가량 짧아졌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6년에 견주면 2년 6개월이나 줄어들었다. 노후를 위한 재산 형성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셈이다.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로는 절반 가까이 ‘사업부진, 조업중단, 휴·폐업’(34.1%)과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10.5%)를 꼽았다. ‘일을 그만둘 나이가 됐다고 생각해서’(2.6%)와 ‘정년퇴직’(8.1%)를 꼽은 응답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오래 다닌 일터를 떠났다는 뜻이다.
청년층(15~29살)은 졸업과 취업을 미루며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서성거린다. 3년제 이하를 포함한 대졸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1.5개월로 1년 전보다 0.1개월 늘어났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7년(3년 10.2개월)에 견주면 3개월 남짓 길다. 휴학 경험이 있는 청년 비중도 2007년 36.3%에서 올해 40.3%로 4%포인트 훌쩍 뛰어올랐다. 청년층에서 7%(63만3000명)가량이 취업준비를 하고 있으며, 중퇴를 포함해 졸업 뒤 첫 직장을 구하는 데 평균 1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 견줘 첫 취업 소요기간이 1.3개월 더 늘어난 것이다.
첫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다니는 기간은 1년 7개월에 그쳤다. 어렵게 첫 일자리를 구했다가 다시 노동시장 주변부로 물러서고 있다는 것이다.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청년층은 ‘보수와 근로시간 등에서 근로여건 불만족’(47.4%)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실제 첫 직장의 40%는 계약직이거나 임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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