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 입찰 포기로 단독 응찰
최저 입찰가와 불과 600만원 차이
2018년 상반기께 분양 나설 듯
3.3㎡당 분양가 최저 3500만원 예상
임대주택 건축도 수익성에 부담
부동산 상황 따라 명암 교차 전망
최저 입찰가와 불과 600만원 차이
2018년 상반기께 분양 나설 듯
3.3㎡당 분양가 최저 3500만원 예상
임대주택 건축도 수익성에 부담
부동산 상황 따라 명암 교차 전망
현대건설, 지에스(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손잡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 재건축 부지를 1조2000억원에 매입했다. 이들 건설업체는 2018년 상반기께 이곳에 초고가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지만, 부동산경기 등락과 임대주택 건립 등 여러 변수들로 인해 자칫하면 ‘위험한 베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서울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일괄매각 입찰 시행 결과 현대건설·지에스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손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단독으로 입찰해 최저 입찰가격인 1조1907억9900만원보다 600만원 높은 1조1908억500만원을 제시했다.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40%, 지에스건설 33.3%, 현대엔지니어링 26.7%다. 애초 업계 일각에선 복수의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이 경쟁할 경우 매입가격이 1조5000억원 정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지만, 대우건설 등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건설사들이 막판에 입찰을 포기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017년 7월 소유권을 이전받은 뒤 2018년 상반기께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선 강남 노른자 땅을 손에 넣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축배를 들 것인지, 독배를 들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컨소시엄이 매입한 개포8단지의 땅값은 3.3㎡당 5471만원으로, 건축비(3.3㎡당 600만원)와 230% 수준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연면적 비율)을 고려한 아파트 최저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분양가격은 현재 개포8단지가 속한 일원동 아파트 매매 시세(3.3㎡당 2500만)에 견줘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개포8단지는 생활권이 개포동에 가깝고 대형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라는 점에서 건축 연수가 오래된 일원동 아파트와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라며 “3.3㎡당 3500만원 이상의 분양가는 다소 높아 보이지만, 시장에서 통할지는 이후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주택 외에 일부 임대주택을 지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업성에 부담을 주는 리스크다. 1984년 준공된 개포8단지는 소형 임대아파트 1380가구, 독신자 숙소 300가구 등 1680가구가 들어서 있는 공무원 주택 단지다. 또 1983년 입주한 인근 개포9단지는 역시 공무원 임대아파트 690가구로 이뤄져 있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 가능 연한이 5년 이상 지난 낡은 아파트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이 가운데 8단지를 민간에 매각하고 9단지는 임대주택으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을 세워 서울시에 타진했고, 서울시는 개포8·9단지를 재건축하는 경우 기존 임대주택 가구수(2370가구)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지난 5월 공단에 전달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9단지 재건축을 통해 전용면적 20~60㎡ 임대주택 약 2000가구를 확보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공모설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새로 짓는 임대주택 가구수가 기존(2370가구)보다 소폭 줄어든데다, 설계한 주택형도 요즘 임대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작은 편이다. 8단지 매각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9단지에 초소형 임대주택을 억지로 몰아넣은 듯한 인상이 짙다. 이에 따라 이후 개포8·9단지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9단지 외에 8단지에서도 임대주택 건립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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