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우체국의 알뜰폰 판매대. 한겨레 자료사진
[아하 그렇구나!]
“약정기간이 끝났으면 재약정하지 말고 알뜰폰 사업자로 옮겨 유심요금제를 선택하세요.”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정책 담당자가 이동통신 3사의 엘티이(LTE) 가입자들에게 귀띔해주는 ‘이동통신 싸게 이용하는 법’이다. 한달 요금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단다. 그는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 3사의 통신망을 그대로 빌려 사용해 통화 품질은 같으면서 요금은 절반 수준인데 왜 활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하기까지 했다.
유심요금제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도깨비방망이’다. 이동통신 가입 때 단말기 구매 없이 유심만 발급받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전에 쓰던 거나 따로 구입한 스마트폰에 발급받은 유심을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유심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만 내놓고 있다. 대부분 같은 통신망을 쓰고 있는 이통사가 운영하는 요금제를 도매가로 가져다 가입자를 유치하는 형태다. 예컨대, 케이티(KT)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제이(CJ)헬로비전은 월 6만1000원(이하 부가세 별도)짜리 케이티 요금제를 3만1000원에 판다. 재약정할 때 케이티가 요금할인해주는 20%를 고려해도 훨씬 싸다. 월 요금은 절반 수준이지만, 기본 제공되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화량은 같다.
‘데이터 요금제’도, 케이티 가입자들은 음성통화·문자메시지를 무제한 하려면 최하 월 2만9900원을 내야 하지만, 씨제이헬로비전 가입자들은 2만9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약정기간이 끝난 케이티 엘티이 가입자들이 쓰던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면서 재약정하면 요금을 20% 할인받을 수 있는 것까지 고려해도 3000원 정도 싸다.
유심요금제는 이통 3사 자회사와 이마트를 포함해 알뜰폰 사업자 대부분이 내놨다. 씨제이헬로비전 손기영 팀장은 “요즘은 신규 및 번호이동 엘티이 가입자 가운데 40%가량이 유심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