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 1분기 이자보상배율 ↑
‘고위험 기업’은 전체 25.3% 달해
금리상승때 취약기업 비중 커져
‘고위험 기업’은 전체 25.3% 달해
금리상승때 취약기업 비중 커져
금리 하락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은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여전히 4곳 중 1곳은 부실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부실에 빠질 수 있는 취약기업의 비중은 증가했다.
엘지(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28일 ‘기업의 부채상환능력 개선됐지만 부실위험 높은 차입금은 증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국내 12월 결산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4.0으로 지난해(3.6)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차입금에 대해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이다. 1보다 낮을 경우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지급하지 못하는 취약한 상태임을 뜻한다.
이자보상배율의 소폭 상승, 즉 부채상환 능력 개선은 전반적으로 시중금리 하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채상환능력에 취약한 기업 자체는 줄지 않았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올 1분기 34.9%로 지난해(33.4%)보다 되레 늘었으며, 차입금 상환 능력이 나빠진 기업도 더욱 늘었다. 이와 동시에 이자지급능력과 차입금 상환능력이 양호한 기업의 비중도 각각 상승했다. 기업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이고, 감가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배율을 봐도 위험한 상태인 ‘고위험’ 기업을 분류해봤는데, 올 1분기 고위험 기업 비중은 전체의 25.3%로 지난해(24.4%)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체 628개 상장기업의 총차입금 중에서 고위험 기업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해, 올 1분기 34.6%로 나타났다. 지난해(29.1%)보다 비중이 상승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고위험 기업의 평균 차입금 규모는 6774억원에 이른다. 만약 시중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차입금 비중은 40%대로 올라가게 된다고 이 연구위원은 추정했다. 금리가 상승해 이자비용이 커지는 반면,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으면 취약 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낮은 금리로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계 상황에 놓여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 잠복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 중 생존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퇴출을 유도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