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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노조 광고홍보물만 맡아 합니다

등록 2015-07-28 21:57

홍보업체 유니컴 우인덕 이사
홍보업체 유니컴 우인덕 이사
[경제와 사람] 홍보업체 유니컴 우인덕 이사

대기업 광고 디자이너 그만두고
사회단체 홍보물 만들어주다
노조와 인연 맺고 아예 전업

맞춤식 100여개 탬플릿 토대로
노조만을 위한 문자발송 특화
“젊은 조합원들한테 통하려면
강성 ‘투쟁’ 대신 밝고 발랄해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발송 및 홍보물 제작대행 업계에선 노동조합 고객의 주문의뢰는 안받아주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노조 일을 대행해주면 회사 쪽에 찍혀 더 큰 회사일감 거래가 끊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노조 일하는 사람들이 그런 고충을 털어놔서 ‘그럼 내가 몰래라도 해주자’고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이젠 노동조합이 아닌 일반 기업홍보 문자는 발송하지 않는 업체로 전업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노동조합 홍보업무를 해온 광고홍보물 제작업체 ‘유니컴’ 우인덕(45) 이사는 온라인상에서 ‘크레옹’이라는 필명의 일러스트 작가로 작게 이름을 얻은 디자이너다. 유니컴은 직원 3명의 아주 조그만 회사다. 우씨는 최근 국내 최초로 노동조합 전문 단체문자발송 사이트 ‘유니온문자’(www.unionsms.co.kr)를 오픈했다. 노동조합만을 고객으로 삼아 영업하지만 우씨는 노동운동 활동가가 아니다. 애초 노조에 초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대학원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엘지(LG)애드에 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3년가량 일하다 나와 여러 광고대행사에서 9년 정도 일반 샐러리맨으로 살았다.

“따로 회사를 차려 일하던 도중에 대학 친구와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참여연대·희망제작소·과거사위원회 등 사회운동 성향의 단체에 ‘출입’하며 그 곳의 각종 홍보물과 일러스트 제작 일을 맡아 했어요. 그 와중에 어쩌다보니 국민·우리은행노조 등에 제 이름이 알려졌고, 그 때부터 노조 임단협이나 선거 홍보물 등을 부탁받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27일 <한겨레>와 만난 우씨는 “기업 피알(홍보) 업무는 이제 전혀 안한다”며 “내가 노조 홍보물 일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기업체 홍보실 쪽에서 오던 일감이 점차 줄어들었고, 그래서 아예 노조만을 위한 문자발송 업무로 특화했다”고 말했다. 우씨가 그동안 홍보물 제작을 대행한 곳은 은행노조·지하철·보건의료노조 등이다.

유니온문자는 우씨가 그동안 스스로 축적한 수백개의 노동운동 원본 일러스트와 사진 같은 지적재산을 기반으로 출시했다. 문자를 통한 광고·홍보 경쟁이 가열되는 세상에서 문자발송 업체는 문자나라, 뿌리오 등 2백여개가 넘는다. 그는 “일반 문자발송 사이트는 기업의 상품판매나 홍보가 주목적이라 임금협상 소식 등 노조의 특성에 맞춘 일러스트·사진을 담은 문자를 제작하기 힘들고, 제작해도 품질이 뒤처지기 일쑤다”고 말했다. 유니온문자는 노조 소식지·대자보 등의 특성에 맞게 마춤식으로 제작된 100여개 넘는 문자메시지 탬플릿을 보유하고 있다.

문자발송 비용은 단문 16.9원, 그림문자 199원으로 다른 업체에 견줘 30%가량 싸다. “대부분 노조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합원과 소통하지만 민감한 사항은 회사쪽이 관리하는 인트라넷을 이용하기 쉽지 않아요. 임금협상 등 현안을 문자로 전달할 때도 긴 내용은 자세히 보지 않는 맹점이 있어요. 유니온문자는 한눈에 쉽게 들어오는, 그림으로 설명된 문자를 주로 전송합니다.” 우씨는 “요즘 주먹 쥐고 머리띠 두르고 투쟁하는 ‘강성’ 그림은 칙칙해 젊은 조합원들한테 거부감이 있고, 밝고 발랄한 쪽으로 제작하는 게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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