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관리직으로 지원했는데 경호 업무를 맡으라니 황당했지요.” “디자인 전공인데 입사하고 나니 회계를 맡으라고 해 기회 되는 대로 이직하려고 했어요.”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꼴로 입사 직후 자신이 지원한 직무와 다른 직무에 배치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7월20~28일 직장인 591명을 대상으로 ‘입사 후 직무 변경 경험’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입사 직후 최초 지원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에 배치된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전체의 67%나 됐다.
입사하자마자 원하지 않는 직무에 배치되는 것에 대해 ‘본인의 적성과 직무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반대한 응답자(76%)가, ‘기업이 원하는 방향이면 따르는 게 좋다’고 찬성한 응답자(24%)의 세 배나 됐다. 하지만 다른 직무로 일하라는 회사의 제안이 있었을 때도 직장인들은 ‘취직 어려움’이라는 당면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응답자의 58%가 다른 직무에서 일하라는 회사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답했다. ‘수락하지 않았지만 입사에서 불이익 등 타의에 의해 바뀌었다’는 응답자도 31%였다. ‘수락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은 11%에 그쳤다.
입사자가 원하는 직무와 상관없이 회사가 직무를 배치한 경우 자신에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을까? ‘원하지 않은 다른 직무를 맡은 뒤 그 업무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55%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38%는 ‘적성과 직무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업무 배치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