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내내 지속됐던 수출 실적 하락이 하반기로 접어든 7월에도 지속되면서, 2011년 이후 계속된 연간 교역 1조 달러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오는 8월 삼성 갤럭시노트5 출시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신제품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유가 하락, 세계 교역 감소 속에서 수출 감소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올 7월 수출이 466억달러로 한 해 전보다 3.3% 줄어, 지난 1월부터 이어진 수출 실적 감소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수입은 388억달러로 15.3% 줄어, 무역 수지는 77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이로써 1월~7월 수출 증감률은 -4.9%로 집계돼, 올해 연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연간 수출액 증감률이 마이너스였던 때는 1998년, 2001년, 2009년, 2012년 등 네번뿐이었다.
품목별로 보면 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요 수출 분야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20억달러가 줄어 수출액 감소를 견인했다.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13개 품목 가운데 선박, 철강, 반도체를 제외한 10개 품목이 모두 하락했다. 우리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6.4%로 줄었으며, 일본 -28%, 아세안 -0.6%, 유럽연합 -5.6%였다. 미국은 1.8%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하반기 첫 달인 7월에도 수출과 수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연간 교역 1조달러 지속이 올해 이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1년 1조796억달러로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 교역액은 이후 매년 1조 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1조982억달러였다. 최근 교역 감소는 우리나라만 겪는 일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주요 70개국의 수출 증감률은 -11.3%, 수입은 -13.8%였다.
산업부는 “8월 갤럭시노트5나 9월 이후 K5와 아반떼 등 신제품 효과가 기대되는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등의 수출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내놓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효과를 크게 보진 못한 점 등을 볼 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세계교역의 전반적 감소와 이란의 원유 수출 기대에 따른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부정적인 대외 여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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