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근원물가 지난해보다 2.0%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한해 전보다 0.7% 올라, 물가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이에 견줘 석유류와 농산물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2%대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7개월 연속 1%포인트 이상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올라 지난달과 같은 수준의 상승폭을 보였다. 근원물가는 가격변동이 심한 석유류와 가스, 농산물 등 공급 쪽 변동 요인을 제외한 지수이기 때문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올들어 근원물가는 2%대 상승폭을 유지해왔다. 다만 연초에 단행된 담뱃값 인상(한갑당 평균 2000원)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1%대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담뱃값 요인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9%로 1%대로 내려온 뒤, 올해 3월(1.5%)까지 추세적으로 떨어진 이후 1.4~1.5% 선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춘 효과가 근원물가에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6월보다는 7월에 실질 근원물가는 소폭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전기요금의 근원물가 기여도는 -0.14%포인트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이 여러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그 효과가 물가 지표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의 상승률 차이가 7개월 연속 1%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상승폭이 1%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것은 ‘3저 호황’때인 1986년 6월부터 1987년 5월까지 기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두 물가 간 차이는 공급 쪽 요인이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변수가 소비자물가를 크게 끌어내리면서 물가 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지난달에도 석유류 제품의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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