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옷·장화서 ‘환경호르몬’ 검출

한국소비자원은 4일 어린이용 비옷과 장화 각 15개 총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 검출 시험을 한 결과, 비옷 9개, 장화 2개 등 총 11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공개된 프탈레이트 검출 어린이 장화와 비옷. 연합뉴스

소비자원, 제품 30종 시험 결과
11종서 허용치의 5~385배 초과
업체들 판매 중단…환불하기로

시중에 판매중인 일부 어린이용 비옷과 장화에서 허용치보다 최대 385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용 비옷과 장화 각 15종씩 30종을 구매해 시험한 결과, 11종에서 프탈레이트 일종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기준치의 5∼385배를 초과했다고 4일 밝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화학첨가제다. 정자수 감소, 유산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돼 대부분의 국가에서 어린이용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아동용 섬유제품 속 프탈레이트 함유량을 0.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 환경호르몬인 디이에이치피가 가장 많이 검출된 비옷은 기준치의 290배를 초과한 모델상사의 협립비옷이었다. 태광월드의 투명비옷은 기준치의 274배를 초과했고, 굿데이통상의 개구리비옷도 기준치의 264배가 넘는 수치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디이에이치피가 적게 검출된 제품은 키도러블의 연꽃우비였으나 이마저도 기준치의 5배를 웃돌았다.

장화에선 하나슈즈의 뽀로로 패턴라이트 장화가 기준치의 385배가 넘는 디이에이치피가 검출됐다. 카파코리아의 아이피(IP)댄디 장화도 기준치의 347배를 넘었다.

소비자원은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대부분의 제품들이 안전·품질표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전·품질 표시인 케이씨(KC) 마크 등의 표기를 제대로 한 비옷 6개 제품에선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허용치 이상으로 디이에이치피(DEHP)가 검출된 제품에 대해 회수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11개 사업자 모두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은 교환·환불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어린이 용품을 구입할 때에는 케이씨 마크가 있고 섬유 조성 등 제품정보가 명확하게 표시돼있는 제품을 선택하라”고 당부했다.

김미영 기자 [e-mail]